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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삶 #탐험273

[122] 신의 물방울 7 - 샤토 퓨이게로 2001년 맛있어. 부드럽고 따뜻하고 어딘가 애잔한 새콤달콤함. '샤토 퓨이게로 2001년' 2000엔이 안 되는 값싼 와인이지만, 이 와인에는 긴 시간에 걸쳐 키워낸 '꿈'같은... 언제까지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부드러움이 있어. 이 와인의 재료가 된 포도는 과거엔 척박한 땅이었던 곳에서 재배됐어. 그런 땅을 유명한 고급 와인 '샤토 르 팽'의 소유자 티에폰 가가 사들여. 30년이란 세월 동안 포도 이외의 작물을 기르면서 서서히 재생시켰지. 그리고 70년대 후반부터 겨우 포도를 기르기 시작해. 83년에 마침내 첫 빈티지 와인을 세상에 내놨어. 30년 만에 재회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에 나오는 '샤토 퓨이게로 2001년' 시즈쿠와 미야비에게 항상 와인을 제공해주던 와인바의 사장님, 후지에다 시로씨의 과거 이야기.. 2022. 11. 10.
[121] 70세가 노화의 갈림길 70세가 노화의 갈림길 와다 히데키 좀 의외의 책이었지만 건강과 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의료인으로 살아와서 항상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게 정답처럼 머릿속에 들어있었는데 어쩌면 건강은 절대적인 답이 있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난 후 의학적으로 '쓰레기'라고 거품을 물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내 몸을 들여다보면서, 혹은 엄마의 노화를 어깨너머 알아가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해 정확히 짚은 부분도 있어서 나는 재미있게 읽었고 40대 내 또래 정도의 독자에게 추천한다. 나와 나의 부모의 노화에 대해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는 100세 시대 건강한 노년의 삶은 70대에 마지막으로 결정할 기회가 온다고 말한다. 70대라고 함은 대략 은퇴 이.. 2022. 11. 9.
[120] 단순한 열정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아니 에르노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 이후로 이 책은 내 책상 위에 올라와 있었다. 내가 가진 유일한 아니 에르노의 책이었기 때문이다. 100 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소설이기 때문에 금세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책의 첫 장을 펼쳤다. 올 여름에 나는 처음으로 텔레비전에서 포르노 영화를 보았다. 도대체 내가 이 책을 몇 번을 읽었는데, 이 책의 첫 문장이 낯설었다. 나는 처음부터 「단순한 열정」을 좋아했다. 한창 아멜리 노통브를 좋았던 시절 아니 에르노도 알게 되었던가. 프랑스 작가의 소설을 읽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 작가의 소설들은 빙빙 돌던 시절에 직설적으로 앞으로 나가던 그 힘이 좋았다. 대략 2000년대 초반이었다. 이 책의 첫.. 2022. 11. 6.
계피의 사랑노래 https://youtu.be/EPgiEVXDJQs 플레이 리스트는 내가 들으려고 남겨두는 것이다. 유튜브로 노래를 듣다 보면 예전에 들었던 플리 중에 좋았던 것을 다시 듣고 싶은데 너무 오래 지나 흔적을 찾기 어려울 때가 있어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 보통은 이런 취향을 푹 찌르는 플리를 만나면 오프라인 저장을 해두고 듣기는 하지만 가을방학 노래를 불매하기로 하였으니 자주 듣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미래의 내가 이 플리를 꼭 찾고 싶을 때를 대비해 블로그 한 구석에 남겨둔다. 브로콜리 너마저나 가을방학의 이름으로 올라오는 플리는 많지만 계피의 이름을 달로 있는 플리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첫 곡이 '앵콜요청금지'인 것도 아주 좋다. 이 노래들은 내 20대 후반의 배경음악이었다. 서울의 삼성.. 2022. 11. 5.
[119] 책과 우연들 책과 우연들 김초엽 결국은 인간들의 이야기라고 감상을 썼던 나는 이 책을 읽고 뜨끔했고 안절부절못했다. 그리고 나의 세계도 조금 넓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다. 이 책 「책과 우연들」은 소설가 김초엽의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한 글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사적인 부분과 취향을 들여다볼 수 있는 에세이를 좋아하는데 이 책도 아주 좋았다.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몇 번을 다시 읽은 부분도 있고 노트에 필사를 하기도 했고 다닥다닥 붙은 플래그 부분들을 아이패드에 정리하는 것도 몇 시간이 들었다. 내가 좋아했던 소설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게 되는 과정이 참 재미있다. 예전에 정유정 작가님의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라는 책을 읽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 책도 좋아했던 소설이 쓰이기까지의 과정을 볼 수.. 2022. 11. 4.
[118] 신의 물방울 6. 천지인 그러나 어떠한 명작과 명화에도 완전무결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와인도 마찬가지. 아니, 아무 결점도 없는 완전무결한 와인이라는 것이 설령 존재한다손쳐도, 그것은 과연 무엇보다도 탁월한 와인인 걸까? 적어도 내가 마셔본 와인이라는 음료수는 좀 더 불완전하며, 그렇기 때문에... 결점을 보충하고도 남을 매력으로 넘치고 있었다. 제1 사도 찾기는 이 '불완전함'이 주는 매력을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조르쥬 루미에의 '샹볼 뮤지니 레 자무레즈 99년과 2001년. 샹볼 뮤지니 마을의 '레 자무레즈'는 원래 ... 때로는 그랑 크뤼를 능가한다고도 하는 빼어난 밭이야. 근처에 아름다운 샘이 솟는데, 덕분에 무더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추위에는 온기를 얻을 수 있지. 그 훌룽한 환경과 테루아르에 그레이트 빈티지.. 2022. 11. 1.
[117] 조용한_흥분 조용한_흥분 유지혜 2015년, 저자인 유지혜 작가가 23살이던 시절에 유럽 여행을 하고 쓴 글이다. 몇 개월 전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읽다 말고 반납했는데 생각이 나서 다시 빌려왔다. 유지혜 작가는 인스타그램에서 @jeje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스타일리시한 스타다. 우연히 멋들어진 사진과 그 아래 짧게 달린 글들에 매력을 느꼈다. MZ 세대들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한다. 나는 무엇보다 '조용한'이라는 단어와 '흥분'이라는 말이 조합되었다는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는데 책을 읽다 보면 이 조용한 흥분을 느낀 공간이 서점이었다는 것에 빙고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내적 흥분에 동의할 것이다. 나도 이 책의 작가가 유럽 여행을 한 나이 즈음에 첫 유럽 여행을 했었다. 나의.. 2022. 10. 30.
할로윈 이태원 대규모 압사 사고... 사망 149명, 부상 76명 이태원 사망자 149명으로 늘어 충격적인 소식에 정신이 번쩍 든 슬픈 아침이다.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와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소방당국은 오전 5시 기준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149명, 부상자 7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중상이 19명, 경상 57명이다. 피해자 대부분이 10대에서 20대이며 외국인 사망자 2명, 외국인 부상자 15명이 발생했다고 했다. 오전 5시부터 실종자 전화접수를 받고 있으며 현장접수는 한남동 주민센터에서 받고 있다고 한다. 전화접수는 02-2199-8660, 01-2119-8664~8678, 02-2119-5165~5168, 120 다산 콜센터 등으로 접수 가능하다.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고 사고 현장이 혼잡하고 밀리면서 소지품을 분실한 사람들이.. 2022. 10. 30.
합스부르크 600년 - 매혹의 걸작들 o 전 시 명: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Six Centuries of Beauty in the Habsburg Empire) o 기 간: 2022. 10. 25.(화) ~ 2023. 3. 1.(수) 예정 o 장 소: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o 전 시 품: 디에고 벨라스케스 피터르 파울 루벤스 얀 브뤼헐 1세 등 빈미술사박물관 대표 소장품 96점 출품 o 관람시간: 월, 화, 목, 금, 일 10:00〜18:00(입장 마감 17:20발권 마감 17:20) 수, 토 10:00〜21:00(입장 마감 20:20발권 마감 20:20) o 입 장 료: 성인 17,500원 ※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 한국경제신문 1273년부터 1918년까지 유럽을 호령한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예.. 2022.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