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그거 얼만가요?

계피의 사랑노래

by 신난생강 2022. 11. 5.
반응형

https://youtu.be/EPgiEVXDJQs

 


플레이 리스트는 내가 들으려고 남겨두는 것이다. 유튜브로 노래를 듣다 보면 예전에 들었던 플리 중에 좋았던 것을 다시 듣고 싶은데 너무 오래 지나 흔적을 찾기 어려울 때가 있어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 보통은 이런 취향을 푹 찌르는 플리를 만나면 오프라인 저장을 해두고 듣기는 하지만 가을방학 노래를 불매하기로 하였으니 자주 듣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미래의 내가 이 플리를 꼭 찾고 싶을 때를 대비해 블로그 한 구석에 남겨둔다.   

 

브로콜리 너마저나 가을방학의 이름으로 올라오는 플리는 많지만 계피의 이름을 달로 있는 플리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첫 곡이 '앵콜요청금지'인 것도 아주 좋다. 

 

 

이 노래들은 내 20대 후반의 배경음악이었다. 서울의 삼성동과 양재동이 나의 주무대였던 때, 나의 아이팟을 차지하고 있었던 노래들. 사랑과 이별과 만남과 거짓과 향락과 자격지심이 가득했던 부끄러움을 모르던 시절의 나는 의외로 맑은 목소리의 서정적인 노래를 듣고 위안을 얻었나 보다.

 

한 때는 천재인줄 알았던 정바비의 노래들은 다시 듣기 괴롭지만 그 목소리가 계피인데... 그래서 계피의 이름을 단 플리라서 얼른 저장해버리고 추억을 소환하고 말았다. 

사람은 변한다. 어렸을 때의 부끄러움은 딛고 설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 있지만, 나이 먹고 추한 짓을 하는 어른이 되지는 않아야지. 범죄자로 마침표를 찍는다면 지금껏 아름다웠던 것이 무슨 소용인가 싶다. 무엇이 잘못인지는 알고 잘못은 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지. 끊임없이 무엇이 잘못인지 배워야지. 이런 말을 하면서도 과거의 잘못들이 떠올라 뜨끔하지만, 더 이상 치기 어린 젊음이 아닌 어느 날 이후로는 잘못을 하지 않고 살기 위해 강박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인생이 세 개가 아니니까,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노력해야지.

'그' 시절의 노래들이라 갑자기 반성문이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계피. 기승전-계피. 계피는 옳다. 

 

(+) 언젠가 반달씨가 헷갈려서 '후추'라고 불렀던 귀여운 일화도 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