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BOOOKS145

[140]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돼요 ★★★★★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내가 얻게 된 것들이 있다. 주변 사람에 대한 존중과 예의,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이해다. 새들을 위해서 플라스틱을 절대로 쓰지 않겠다던 철칙주의자가 차차 누군가에게는 플라스틱 컵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것을 존중하는 태도를 갖추게 되고, 그다음에는 나 자신에게 비닐에 싸여 있어도, 공정 과정에 문제가 있어도 어쩌다 소시지 하나 정도는 허락해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 자신이 같다고 느꼈던 죄책감이 사라졌고, 즐거운 마음으로 먹고 감사한 마음으로 그 에너지를 적절한 곳으로 돌려주면 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돼요 최정화 감히 이 책을 나의 올해의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제목에 별도 다섯 개나 붙였다. 열 개든, 스무 개든 붙여놓고.. 2022. 12. 8.
[139] 유튜브를 잠시 그만두었습니다 유튜브를 잠시 그만두었습니다 심정현 유튜브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유튜브를 그만두었다는 책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일단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좋은 점 말고 그만두고 싶었을 이유부터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책을 펼쳤다. 아마도 악플에 의한 상처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나도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이 남들한테 나쁜 말 듣는 거 싫어하는 내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으니까. 크리에이터 밤비걸. 뷰티 유튜버로 성장한 구독자 50만을 가진 유튜버다. 쇼핑호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취미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직업이 된 케이스였다. 한때는 관심이 행복했다. 그래서 사랑받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부담이 되었다. 정체성에 의문이 생겼다. 보기 싫으면 보지 말라고 말해보.. 2022. 12. 7.
[137-138] 신의 물방울 16, 17_ 마터호른 와인 찾기 제5 사도 찾기가 시작되었다. 이번엔 산이다. "나는 지금 고고한 정상에 서 있다." 설명이 시작되면서 그려지는 산 모양을 보면서 이 산 모양은 마터호른인가 했는데 정말 마터호른이었다. 얼마 전에 엄마랑 스위스 여행을 갔던 사진을 보면서 "저거 뾰족한 거 영화에 나오는 산 이름 머지? 마터호른 보이던 산에 가기 전에 들렀던 마을 이름이 머지?"... 나는 체르마트를 생각해냈고 엄마는 대단하게도 마터호른을 생각해냈다. 우리 이제 다 까먹어버렸네 하다가 둘이서 하나씩 생각해냈으니 됐다며 웃었는데, 그 산을 딱 마주쳤고 단번에 떠올릴 수 있었다. 파라마운트 영화 로고인 마터호른. 뾰족한 봉우리는 쉽게 곁을 주지 않았다. 오랫동안 구름에 가려 있었고 아주 잠깐 모습을 보여주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봉우.. 2022. 12. 6.
[135-136] 신의 물방울 14, 15_ 첫사랑을 닮은 와인 그 와인은 첫사랑을 닮았다 제4 사도. 첫사랑을 떠올리게 되는 와인을 찾는 숙제가 주어졌다. 잇세가 찾은 첫사랑 줄리에타는 어린 시절 유타카의 와인 셀러에서, 교회에서 서로의 꿈을 나누던 소녀였다. 시즈쿠가 찾은 첫사랑은 프랑스에서 만났던 바이올린을 켜던 밝은 연상의 소녀였다. 각자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첫사랑을 다시 만나 와인을 찾고 싶었던 두 사람은 마침내 첫사랑의 와인을 찾아 대결을 하게 된다. 그런데 두 사람의 첫사랑에 대한 감정이 조금 다르다. 잇세의 첫사랑에는 애달픈 감정이 섞였고, 시즈쿠의 첫사랑에는 환한 순수함만 있다. 과연 유타카의 첫사랑은 어떤 맛일까. 샤토 라플뢰르 1994년 vs 샤토 라플뢰르 1992년 나는 이번 대결을 시즈쿠가 질 것 같다고 생각했다. 첫사랑이 과연 환하기만 한 맛.. 2022. 12. 2.
[134] 신의 물방울 13_ 한식에 어울리는 와인 한식에 어울리는 와인 찾기 12권에서 한식과 와인의 마리아주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던 시즈쿠. 하지만 매운 한식, 독특한 향의 삼계탕이나 김치 같은 매운 발효 음식 등 개성 강한 한국 음식에 와인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국 지부에서 와인 사업부를 만드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여 한국 출장을 가게 되고, 한국에 왔으니 한식에 어울리는 와인을 꼭 찾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잇세와 로랑도 한국으로 출장을 온다. 한국에 와인 열풍이 불고 있어 와인 강연을 하러 온 것이다. 그런데 강연 후 시음을 하기 위한 와인 라벨을 모두 뜯어버리는 실수를 한 한국 스텝들. 코르크 마개 냄새만으로 와인을 분류해 다시 라벨링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즈쿠와 로랑. 둘은 시간에 맞춰 라벨링 하기 위해 힘을 합한다. 김치에 어.. 2022. 12. 1.
[133] 여행의 이유 여행의 이유 김영하 통영 여행 중에 욕지도에 있는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으니까 11월 초부터 이 책을 읽었다. 결국 도서관에서 다 읽지 못하고 호텔로 돌아와 울산도서관 전자책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냈고 마저 읽으려고 했지만 끝까지 읽지는 못했다. 「여행의 이유」는 꽤 오랫동안 베스트셀러였을텐데 왜 아직까지 읽어보지 않았던 것인가 생각해보았지만 이유를 찾아내진 못했다. 그냥 지금이 이 책을 읽을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하며 욕지도 도서관에서의 나른한 오후를 떠올려본다.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서 대출하려고 보니 책이 이미 대출 중이었다. 그런데 큰글자도서가 눈에 띄었다. 난 종종 큰글자도서 코너를 흐뭇하게 들여다보곤 하는데 거기서 이 책을 발견했고 이게 웬 떡인가 하고 덥석 집어왔다. 사실 필사를 .. 2022. 11. 30.
[132]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 이나가키 에미코 「퇴사합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작가의 또 다른 책.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가 전기로부터의 탈출기였다면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하여」는 냉장고 없이 살면서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재미있는 걸로 따지자면 전기 탈출기가 더 재미있지만 냉장고 없는 삶에 대한 동경은 이 책을 흥미롭게 읽는 동력이 되어주었다. 그리고 더 흥분이 되는 건, 앞으로 여행을 시작하면 나도 냉장고 없는 삶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경험한 이나가키 에미코 작가의 지혜를 빌려보기 위해서도 내겐 필요한 책이었다. 밥과 된장국과 쌀겨 절임으로 식사를 한다. 식단을 간소화시키면서 일단 밥맛을 알게 되었다. 현미밥을 먹기 위해 하루 동안 현미쌀을 불린 후 냄비로 밥을 .. 2022. 11. 29.
[131]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 이나가키 에미코 「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작가의 다른 책이다. 이나가키 에미코 작가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서 밀리의 서재에 담아놓기만 하다가 갑자기 이 책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퇴사하겠습니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연장선에 있는 이 이야기를 당연히 좋아할 것이다. 「그리고 생활은 계속된다」는 개인적 탈원전 프로젝트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후 작가는 에너지 사용을 줄이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 본인이 먼저 전기 사용을 줄이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혼자 살고 있는 집에는 크게 전기를 사용하는 가전제품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남들이 하는 플러그 뽑기, 냉난방 줄이기 같은 것들로는 전기 사용 줄이기에 큰 진척이 없었다. 무엇을 해야 할까.. 2022. 11. 28.
[128-130] 신의 물방울 10, 11, 12_ 도멘 페고 '퀴베다 카포' 2000년 제3 사도는 내 기억의 서랍 속에 담겨 있었다. 그 와인은 잊고 있던 작은, 그러나 둘도 없는 감동을 내게 일깨워 주었다. 그것은 어느 날의 광경이었을까. 여름을 향해 가는 계절. 나는 친한 동무들과 풀숲을 뛰어다니며 날이 저물도록 신나게 놀고 있었다. 술래잡기를 하고 있던 나는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의 기척을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게 됐고, 공터에 혼자 남겨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터에는 지금은 볼 수 없게 된 하얀 민들레가 잡초 속에 무리 지어 피어 있었다. 펼쳐지기 시작한 저녁 노을이 그 꽃들을 붉게 물들여간다. 어디선가 저녁밥을 짓는 맛있는 냄새가 바람을 타고 날아온다. 뭔가를 굽고 있나? 공터의 풀 냄새와 뒤섞여 그것들은 고상한 허브와 스파이스 향이 되어 코를 간질인다. 나는 땅거미 지는 공터에 .. 2022.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