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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유튜브를 잠시 그만두었습니다

by 신난생강 2022.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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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잠시 그만두었습니다 심정현

 

유튜브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유튜브를 그만두었다는 책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일단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좋은 점 말고 그만두고 싶었을 이유부터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책을 펼쳤다. 아마도 악플에 의한 상처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나도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이 남들한테 나쁜 말 듣는 거 싫어하는 내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으니까. 

 

크리에이터 밤비걸. 뷰티 유튜버로 성장한 구독자 50만을 가진 유튜버다. 쇼핑호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취미로 유튜브를 시작했다가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직업이 된 케이스였다. 한때는 관심이 행복했다. 그래서 사랑받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부담이 되었다. 정체성에 의문이 생겼다. 보기 싫으면 보지 말라고 말해보기도 했다. 자신을 잃어버리면서 사랑받기 위해 애쓰는 존재, 그걸 계속할 수 있을까. 

 

뷰티 유튜버를 잠시 내려놓고 저자는 대학원을 갔다. 그리고 상담을 받았다. 그런 과정들이 그동안의 정체성에 대한 동요를 한 걸음 떨어진 곳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과정들은 비단 유튜버라는 직업의 애환이 아니다. 평범한 우리도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는 이 과정을 겪는다. 그러니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고, 자존감이 바닥을 친 것 같을 때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그럴 때는 비슷한 누군가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위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겪은 누군가가 이겨내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얻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유튜브에 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생각을 쌓는 과정으로 보인다. 가족 속에서의 나, 사회 속의 나, 연애까지 두루두루 다루고 있어 읽다 보면 서로를 응원하는 느낌이 든다. 

 

사실 40살쯤 되고 나니 이 책에서 말하는 감정들을 나도 거의 겪어서 지나왔다. 그래서 이 책이 나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던져주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독서하는 시간 동안 세월이 쌓아주는 지혜 같은 게 있는 거구나 깨달았다. 헛살지는 않았구나 싶어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 뼘쯤 더 생겼다. 나도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치열하게 고민했고 수도 없이 울었고 여러 번 주저앉았다. 그 모든 것 후에야 내 인생의 중심에 '나'를 놓을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흔들리지만, 그래도 이젠 '그깟 거, 어떻게든 된다'는 것을 진심으로 알기에 마음속에 폭풍이 휘몰아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40, 불혹이다. 

정말이었네. 

 

밤비걸을 유튜브에서 찾아보았다. 이 책의 끝에 유튜브를 다시 시작했다고 했기 때문이다. 어머, 아는 얼굴이네?!! 

언젠가 알고리즘으로 연결되어 본 적이 있었다. 이 맑은 얼굴 속에 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구나 생각하니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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