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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OKS

[137-138] 신의 물방울 16, 17_ 마터호른 와인 찾기

by 신난생강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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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 사도 찾기가 시작되었다. 

이번엔 산이다. "나는 지금 고고한 정상에 서 있다."

설명이 시작되면서 그려지는 산 모양을 보면서 이 산 모양은 마터호른인가 했는데 정말 마터호른이었다.

얼마 전에 엄마랑 스위스 여행을 갔던 사진을 보면서 "저거 뾰족한 거 영화에 나오는 산 이름 머지? 마터호른 보이던 산에 가기 전에 들렀던  마을 이름이 머지?"... 나는 체르마트를 생각해냈고 엄마는 대단하게도 마터호른을 생각해냈다. 우리 이제 다 까먹어버렸네 하다가 둘이서 하나씩 생각해냈으니 됐다며 웃었는데, 그 산을 딱 마주쳤고 단번에 떠올릴 수 있었다. 파라마운트 영화 로고인 마터호른. 뾰족한 봉우리는 쉽게 곁을 주지 않았다. 오랫동안 구름에 가려 있었고 아주 잠깐 모습을 보여주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봉우리만 쳐다보며 걷고 나면 산봉우리 모양을 잊을 수 없게 된다. 

시즈쿠와 잇세는 마의 산 마터호른의 와인을 찾으러 스위스로 간다. 그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마터호른 정상에 도전한다.  

 

 

넌 시각적인 것에만 사로잡혀 있어. 이 산은 보다 복잡하단다.
이렇게 올려다보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것도 있거든. 
근사한 것일수록 멀찍이 떨어져 보기만 해서는 그 본질을 알 수가 없어.
도전하지 않는 한 말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알프스의 차갑고 깨끗한 공기가 그립다고 말한 엄마의 말이 생각났다. 엄마는 어떤 산에 어떻게 올라갔었고 어디에서 우리가 트래킹을 했고 이런 것들을 나보다 더 잘 기억하고 있었다. 내 기억 속에는 융프라우요흐와 리기산, 체르마트의 기억들이 전부 뒤섞였는데, 납작복숭아를 또 한 개 먹고 싶고, 산 속을 오르던 관광기차에서 맥주를 먹었고, 저 호텔에선 아침에 먹었던 치즈가 맛있었고 그런 것들까지 기억했다. 그리고 사진 속 엄마는 어쩜 저렇게 젊어 보일까. 나는 어쩜 저리 어려 보일까. 이제 8년쯤 전 일인가. 알프스는 우리 모녀에겐 이런 알콩달콩한 기억이다. 이젠 다시 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엄마에게 꼭 다시 알프스를 보여주고 싶다. 옛날 여행을 떠올리며 두손 꼭잡고 천천히 차가운 공기 속을 걷고 싶다.  

 

칸자키 부자에게도 나름의 다정한 기억이다. 하지만 아버지에게 마터호른은 마의 산이고 도전욕을 자극하는 강인한 산이다. 거기에 목숨을 걸고 오른다고 그 와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오르지 않는다면 결코 알아낼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동의한다. 

 

 

퐁듀는 치즈에 백포도주를 부어 끓여야 하는 것이란 걸 배웠다. 와인의 다이아몬드 주석산이 치즈의 단백질을 부드럽게 녹인다는 것도. 스위스에 갔을 때 비싸기도 했고, 짜고 입맛에 맞지 않다고 해서 퐁듀 먹지 않았는데 다음에 가게 된다면 치즈에 백포도주 부어서 한번 만들어먹어도 될 것 같다. 먹고 싶다기 보다는 기분이니까. 그때를 위해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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