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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에브리데이 에브리데이 데이비드 리바이선 사람들은 자기 몸이 지속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사랑도 당연히 지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사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지속적인 만남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일단 그런 만남이 이루어진다면, 그건 우리 삶에 추가된 또 하나의 토대가 된다. 그러나 그런 지속적인 만남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를 지탱해 줄 토대는 늘 하나뿐이다. 주인공 A는 매일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다. 지금은 이 아이디어가 그다지 낯설지 않다.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같은 소재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가 있었으니까. 차이가 있다면 A는 16세이고 같은 또래의 몸에서만 깨어난다는 사실이 이 혼란스러운 생활의 작은 마지노선을 형성하고 있다. 매일 다른 사람이 되는 운명을 타고난 A가 사랑에 빠지.. 2022. 11. 22.
[스트레이트] 천공은 누구인가 https://youtu.be/ucm6Lg1NFcY MBC에서 작정을 한 듯하다. 며칠 전부터 샘플 영상들이 떠돌기에 궁금했는데 이걸 보고 나니 의혹이 해소되기는커녕 더 의아하다. 지금이 2023년인데 이게 실제 일어나는 일이라고? 우스갯소리로 손바닥 王자 같은 이야기가 도는 거라고 생각했고 수많은 썰들을 희극으로 소비했는데 그게 다 사이비 교주가 시켜서 실제로 행동을 한 거라고??? 도대체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대통령 얼굴 보기도 싫어서 열심히 보던 신문도 잘 안 읽고 있는데 무관심을 먹고 무럭무럭 자란 괴물들. 지난 19일 시청 광장 촛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40만 명, 경찰 추산 3만 명이 모여 대통령 퇴진과 영부인 특검을 외쳤다고 한다. 흘려듣다가 추산 인원이 어떻게 저렇게.. 2022. 11. 21.
[125] 신의 물방울 9 : 보르고뉴의 거성들 시즈쿠는 와인을 마시지 않는다는 신입을 와인의 세계로 데려오기 위해 어릴 적 몰래 침입했던 아버지의 와인 창고를 떠올린다. 아버지의 와인을 디켄팅 하던 중에 아주 향기로운 와인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와인을 너무 마셔보고 싶었으나 아버지는 시즈쿠가 와인을 마시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서 와인 창고에 몰래 들어가 와인을 훔쳐 마시려고 했던 것을 생각하며 그 와인의 향으로 신입을 유혹해보려고 한다. 일단 그 와인이 무엇이었는지 찾기 위해 어릴 적 침입했던 그 와인 창고를 찾아간다. DRC의 에세조 80년. 딸기향이 가득했던 와인. 일본인 양조가 나카타 코지씨가 한국인 부인 재화씨와 함께 만다는 '메종 루 뒤몽' 2003년. 일본인과 한국인이 만들었다고 해서 자세히 보았는데 에티켓에는 Meursault이라고 적.. 2022. 11. 21.
[124] 산으로 가지 않는 정리법 산으로 가지 않는 정리법 박신영 지금까지 읽었던 책을 좀 정리해보고 싶어서 「기획의 정석」 박신영 작가님의 「산으로 가지 않는 정리법」을 읽었다. 일단 블로그에 기록을 하고 있는데 이걸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다시 블로그 글과 독서노트 등을 읽어보며 올해 읽은 책들을 정리해보고 그게 무엇이든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아무리 휴식의 시간이라고 해도 일 년 동안 한 일이라고는 책을 읽은 것밖에 없는데 뭐든 해보고 싶은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뭘 해야 좋을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100권쯤 읽은 책이 쌓이면 정리를 시작해보자 했던 것이 자꾸 미루고 미루다 여기까지 왔다. 이 책도 사실 몇 번이나 읽다가 끝내지 못했던 것이었다. 한 장 정리는 공무원 .. 2022. 11. 20.
[123] 신의 물방울 8 - 보르도 5대 샤토 이번엔 제2 사도를 맞추는 대결이 펼쳐진다. 주제는 '모나리자' 제1 사도를 어설픈 시즈쿠가 맞췄기 때문에 제2 사도는 잇세가 맞출 거라고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고 역시나 이번엔 잇세의 승. 자만하지 말 것. 잇세는 와인을 찾기 위해 죽음의 사막까지 다녀온 정성을 보였다. 모나리자의 와인은 '샤토 팔메 2000년' 그리고 타이요 맥주 와인부에 이상한 신참이 들어왔다. 시즈쿠의 새로운 숙제. 와인이 싫은 발랑까진 신참을 어떻게 와인부 일원으로 만들 것인가. 「신의 물방울」 단행본에는 마지막에 부록으로 와인에 대한 지식들이 줄글로 실려있는데 와인을 기본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개도 알 수 있는 와인 용어집' 정도가 딱 도움이 되고 나머지는 조금 어렵다. 하지만 보르도의 5대 샤토는 계속 반복해서 나오기 때.. 2022. 11. 11.
[122] 신의 물방울 7 - 샤토 퓨이게로 2001년 맛있어. 부드럽고 따뜻하고 어딘가 애잔한 새콤달콤함. '샤토 퓨이게로 2001년' 2000엔이 안 되는 값싼 와인이지만, 이 와인에는 긴 시간에 걸쳐 키워낸 '꿈'같은... 언제까지나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부드러움이 있어. 이 와인의 재료가 된 포도는 과거엔 척박한 땅이었던 곳에서 재배됐어. 그런 땅을 유명한 고급 와인 '샤토 르 팽'의 소유자 티에폰 가가 사들여. 30년이란 세월 동안 포도 이외의 작물을 기르면서 서서히 재생시켰지. 그리고 70년대 후반부터 겨우 포도를 기르기 시작해. 83년에 마침내 첫 빈티지 와인을 세상에 내놨어. 30년 만에 재회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에 나오는 '샤토 퓨이게로 2001년' 시즈쿠와 미야비에게 항상 와인을 제공해주던 와인바의 사장님, 후지에다 시로씨의 과거 이야기.. 2022. 11. 10.
[121] 70세가 노화의 갈림길 70세가 노화의 갈림길 와다 히데키 좀 의외의 책이었지만 건강과 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의료인으로 살아와서 항상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게 정답처럼 머릿속에 들어있었는데 어쩌면 건강은 절대적인 답이 있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난 후 의학적으로 '쓰레기'라고 거품을 물 사람들도 있겠지만, 내가 내 몸을 들여다보면서, 혹은 엄마의 노화를 어깨너머 알아가면서 느꼈던 것들에 대해 정확히 짚은 부분도 있어서 나는 재미있게 읽었고 40대 내 또래 정도의 독자에게 추천한다. 나와 나의 부모의 노화에 대해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에서는 100세 시대 건강한 노년의 삶은 70대에 마지막으로 결정할 기회가 온다고 말한다. 70대라고 함은 대략 은퇴 이.. 2022. 11. 9.
[120] 단순한 열정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아니 에르노가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본 이후로 이 책은 내 책상 위에 올라와 있었다. 내가 가진 유일한 아니 에르노의 책이었기 때문이다. 100 페이지도 되지 않는 짧은 소설이기 때문에 금세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한 달이 지난 후에야 책의 첫 장을 펼쳤다. 올 여름에 나는 처음으로 텔레비전에서 포르노 영화를 보았다. 도대체 내가 이 책을 몇 번을 읽었는데, 이 책의 첫 문장이 낯설었다. 나는 처음부터 「단순한 열정」을 좋아했다. 한창 아멜리 노통브를 좋았던 시절 아니 에르노도 알게 되었던가. 프랑스 작가의 소설을 읽던 시절이 있었다. 우리나라 작가의 소설들은 빙빙 돌던 시절에 직설적으로 앞으로 나가던 그 힘이 좋았다. 대략 2000년대 초반이었다. 이 책의 첫.. 2022.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