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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 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

by 신난생강 2022.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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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 김미나 박문규

 

배낭 여행에 관심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메밀꽃 부부'라는 블로그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2014년부터 부부가 해외 배낭여행을 하며 그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렸고 세계여행 부문 파워블로거로 활동을 했다. 아내는 글을 쓰고 남편은 사진을 찍으며 디지털 노마드가 되어 여행이 일이자 일상이 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로 잠시 세계여행이 중단된 기간에는 제주도에 터를 잡고 살았다고 한다.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온 삶을 책에서 소개한다. 예전에 메밀꽃 부부의 여행 에세이를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반가운 이름을 보고 책을 집었다.

 

한창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이 새로운 유행처럼 떠돌던 때에 메밀꽃 부부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디지털 노마드라고 하면 프로그래밍 직군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전부인 줄 알던 때에 이 부부의 이야기를 보면서 세계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면서도 디지털 노마드가 되는 게 가능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그땐 지금처럼 유튜버가 된다는 것은 선택지에 없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부부가 세계여행을 다니는 케이스도 많고, 유튜버로 활동을 하며 디지털 노마드로 생활을 하는 사람들도 꽤 있지만 몇 년씩 세계여행을 하는 부부가 흔치 않았던 2014년에 여행을 시작했던 그들에겐 여행 작가로서의 기회가 주어졌다. 

 

 즐겁게 여행하며 부지런히 찍고 썼을 뿐인데 신기하게도 다양한 기회가 찾아왔다.
(중략)
그저 재미로 시작했던 블로그가 여행하면서 먹고사는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준 것이다. 지난 10년간 메밀꽃 부부의 모든 역사가 담긴 온라인 상의 우리 집. 그 공간 덕에 여행하며 사진 찍는 남자, 글 쓰는 여자로 살게 되었다.

 

 

늘 꿈만 같은 얘기라고 생각했지만, 한비야 키즈인 내 속엔 언제나 우리나라 지도 밖의 세계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엔 폭스바겐 버스에서 잠을 자며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며 자동차 여행과 밴라이프의 환상을 키웠다. 그 뒤에도 은퇴 후에 부부가 함께 캠핑카를 타고 여행하고, 크루즈 여행을 하는 노인들을 많이 보았는데 '나도 은퇴 후에 저렇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항상 '지금 당장'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탓인지 내겐 '노후'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지금 죽더라도 후회 없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고, 내 속의 유일한 욕망이 '세계를 떠돌며 사는 삶'이었다. 메밀꽃 부부를 보며 부러웠다. 

 

결국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보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세상을 산다. 나는 매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밥 먹듯이 하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너무 싫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말로만 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 다른 사람들에게 억지 웃음을 지으며 사는 삶이 아니라 별 것 없어도 내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여행이라도 떠나지 않으면 그걸 현실에서 할 수 있을 만큼의 자존감도 배짱도 없는 소심한 인간일 뿐이었다. 그게 내 여행의 이유이다. 앞으로 나의 노마드 생활 앞에 '디지털'이라는 말을 붙여볼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지만 박스도 뜯지 않고 구석에 모셔둔 고프로11을 바라보면서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상상해보는 중이다. 「오늘도 디지털 노마드로 삽니다」라는 책은 나의 상상을 구체화시켜주는 책이다. '블로그를 쓰고 유튜브를 하긴 하겠지만 그건 그저 기록의 의미일 뿐, 그것을 위해 우리 여행을 희생시키지 말자'라고 시작했었다. 우리가 모아서 마련해둔 예산 안에서 여행을 할 것이니까 직업적 유튜버가 아니라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요즘 관련 책들을 읽다 보니 우리도 이왕 하는 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스물스물 생겨 잘하고 싶어 진다. 사람 앞 일은 모르는 것이니 '꽝'이 나오는 로또도 계속 사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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