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 1. 아기 타다시(지은이), 오키모토 슈(그림)
다이어트에서 건강으로 관심사가 넘어오면서 좋은 식습관을 배우고 있다. 일단 탄수화물을 먹는 것을 줄였다. 삼시세끼 잘 챙겨 먹는 것이 건강이라 여겼는데 공부를 하다 보니 현대인들은 이미 영양상태가 좋기 때문에 끼니를 챙기는 것보다 무엇을 먹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밥을 먹는 것을 줄였다. 꼭 밥을 먹어야 식사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야 받아들였다. 그리고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두유나 계란, 두부, 콩, 고기를 먹는다. 초록색 잎채소를 비롯해 채소를 단백질과 함께 챙겨 먹는다. 그래서 아침, 점심은 브런치로 합쳐 간단하게 샐러드로 먹는다. 중간에 배가 고프면 두유나 견과류를 먹으려고 한다. 저녁은 반달씨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아서 늘 하던 대로 함께 외식을 많이 하고 있지만 외식 메뉴를 정할 때 되도록이면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많이 섭취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다가도 어느 날은 과자를 먹고 인스턴트 음식을 먹고 야식도 먹는다. 그렇지만 옳은 것에 대한 기준이 세워졌기 때문에 일탈에 그친다. 그렇게 조금씩 더 좋아질 것이다.
마키타 젠지의 <식사가 잘못됐습니다>라는 책을 보면 와인을 마시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가 있다. 화이트와인이 체중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했기 때문이었을까. 와인의 고장으로 여행을 갈 예정이라 그랬던 걸까. 나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편인데 와인이 조금 궁금해졌다.
사실 오래전부터 와인은 고급 취향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알고 싶었지만 술을 마시지 못하니 내가 접근할 수 없을 분야라고 생각했었다. 몇 년 전에 엄마랑 유럽 여행을 하면서 술을 조금씩 마시는 게 더 넓은 세상의 문을 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혼자 다니는 여행에서는 술을 시킨 적이 전혀 없었는데 엄마는 식사할 때 반주로 맥주 한 잔을 하고 싶어 하셨다. 그래서 레스토랑에서 식사할 때마다 생맥주를 곁들였는데 그때 한 모금씩 얻어 마셨던 맥주의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맥주는 전혀 내 관심분야가 아니었는데 그 여행 이후로 유럽의 맥주 브랜드와 맛의 특징들을 알게 됐다. 요즘은 종종 맥주를 한 두 모금씩 마시고 싶어 내돈내산 하기도 한다. 이제 와인에 도전해봐도 되지 않을까.
<신의 물방울>은 처음 나왔을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만화라고 알고 있다. 그 때도 와인은 나랑 상관없는 것이라고 보지 않았던 것일까.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랬을 것 같다. 도서관에서 <신의 물방울> 전집을 발견하고는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늘 머릿속에 들어 있는 말이 있지 않은가. ‘아는 것만큼 보인다’
<신의 물방울> 1권에서는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 산지인 보르도 와인과 부르고뉴 와인에 대해서 배웠다. 이 둘은 병 모양부터가 달랐다. 보르도 와인은 어깨부터 직선으로 떨어지는 모양이고 부르고뉴 와인은 하체가 통통한 병이다. 보르도 와인은 힘세고 떫은 맛이 나는 카베르네 소비뇽 포도를 이용해 블렌딩 하기 때문에 깊고 농후한 맛이 특징이고 어두운 색이다. 부르고뉴 와인은 피노 누아 포도 100%로 만들기 때문에 상큼한 과실맛이 나고 밝고 연한 루비색이다. 설명만 들어도 나는 은은하게 단맛이 나는 부르고뉴 와인을 더 좋아할 것 같다.
보르도 지역은 샤토, 부르고뉴 지역은 도멘에서 와인을 만든다. 와인 라벨의 샤토, 도멘을 보고 와인 산지를 알 수 있는 것이다. 5대 샤토 중에 샤토 무통 로쉴드, 샤토 라피트 로쉴드를 보고 반가웠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것이잖아. 접점은 즐겁다.
<신의 물방울>은 유명한 와인 평론가 칸자키 유타카가 남긴 유언으로부터 시작된다. 아들 칸자키 시즈쿠는 와인에 관심이 없고 맥주회사에서 영업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유언장에는 칸자키 유타카가 고른 12병의 위대한 와인과 그 정점에 있는 ‘신의 물방울’이라 불린 1병이 몇 년에 만든 어떤 와인인지 1년 뒤 정해진 기한까지 전부 알아 맞추는 사람에게 전 유산을 양도한다고 되어 있다. 시즈쿠는 유일한 아들이지만 유타카는 죽기 1주일 전 와인 평론가 토미네 잇세를 양자로 입적시켜 시즈쿠와 경쟁하게 했다.
소믈리에 수습생 시노하라 미야비. 일하고 있던 레스토랑에서 로마네 콩티를 주문한 손님에게 로마네 콩티는 취급하지 않지만 같은 도멘의 ‘리쉬부르’가 있다고 권했다가 맛이 없다고 혼쭐이 나던 차에 시즈쿠가 짠하고 나타나 디캔팅을 해주면서 둘은 처음 만나게 된다. 시즈쿠는 와인을 모른다고 돌아서지만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유언 때문에 미야비에게 도움을 청한다. 미야비는 시즈쿠에게 도움을 주려다가 부르고뉴 와인의 신이라고 불리는 앙리 자이에의 최고 걸작 중 환상의 99년 그레이트 빈티지 와인 ‘크로 파랑투’를 깨 먹는다. 세계에 700병밖에 없는 와인이라고 한다. 이것을 대신할 와인을 찾아 나서면서 시즈쿠는 와인의 세계에 본격 빠져들고 테루아르를 배운다.
‘신의 장난’은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도서관엘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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