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 쇼콜라
<60세부터 인생을 즐기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일본에서 ‘쇼콜라’라는 닉네임으로 60대 싱글 라이프를 기록하는 블로거의 이야기이다.
60세가 되던 2016년 ‘60대 혼자 살기 - 소중히 하고 싶은 것’이라는 블로그를 개설해 시니어 블로거로서 인기를 얻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동산 회사에서 일반 사무를 보는 일을 하다가 24세에 결혼을 하면서 일을 그만뒀다. 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부터 파트타임으로 일을 시작했고 42세에 별거를 시작해 5년 후 이혼을 했다. 43세에 계약직으로 일하던 회사에서 정규직 사원이 되었고 대출을 받아 작은 임대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그렇게 쇼콜라씨는 40대에 혼자살기를 시작했다.
쇼콜라씨는 외국계 화장품 판매일을 했는데 그 일을 좋아해서 아주 열심히 했다. 아파트 대출을 갚아야 했고, 아들의 학비도 대고 싶었기에 일을 해야만 했다.
쇼콜라씨가 제일 잘 한 일은 무리했지만 아파트를 산 것이었다고 했다. 내집이 주는 안정감. 그리고 계속 일을 하면서 퇴직연금을 쌓았고 지금은 퇴직연금과 파트타임 월급으로 생활한다. 번역본인 이 책에 의하면 한달 120만 원으로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도록 삶을 꾸렸다. 65세가 넘으면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으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 되겠지만 일을 할 수 있는 한 계속하면서 여유 자금을 쌓아둘 생각이다. 자신에게 맞는 수준으로 생활을 꾸린 어머니 세대의 싱글 여성에게 삶의 지혜를 배우는 책이다.
사실 이 책을 골랐던 것은 올 해 65세가 되셔서 얼마전 퇴직을 하신 엄마에게 권해볼 수 있을 책인가 해서였다. 먼저 읽어보고 괜찮은 내용이면 엄마에게 읽어보시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책의 1/2 정도는 일을 해서 생활비를 형성하는 내용이라 엄마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게는 꽤 생각해 볼 만한 주제를 던져주었는데 첫 번째는 ‘내집 마련’에 관한 것이었고, 두 번째는 ‘생활비’에 관한 것, 세 번째는 ‘심플한 미니멀라이프’였다.
최근에 드라마 <작은 아씨들>을 보면서 역시 내집 마련부터 해야 하는 것일까 고민을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어차피 지금 집이 없는 상태라 무리해서 집을 구하지 않고 여행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집이 있으면 안심이 되고 좋겠다는 생각도 놓지 못한 조금 불안한 상태다. <작은 아씨들> 마지막회에서 고모할머니가 남긴 아파트에서 “난 모든 걸 잃어도 이런 아파트 하나만 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는 할머니를 떠올리며 인주는 자신이 이제는 다른 사람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내집이 주는 안정감에 대해 이 책에서 읽으면서 여행을 다녀오면 내집부터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쇼콜라씨는 60만 원의 고정지출과 20만 원의 식비, 40만 원의 기타로 나누어 월 120만 원의 생활비를 운영한다. 두 개의 지갑에 각각 20만 원, 40만 원을 나누어 현금으로 넣어두고 식비를 제외한 다른 이벤트성 지출은 기타 지갑에서 지출한다. 이런 심플함에 매료되었다. 나는 세 개의 계좌로 생활비를 운영하고 있어 쇼콜라씨의 두 개의 지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아날로그 방식이 왠지 더 심플하게 느껴져서 끌렸다. 당장 그런 방식을 내가 따르지는 못하겠지만 나이가 들었을 때 그런 방식도 한번 따라 보고 싶다.
쇼콜라씨의 작은 아파트는 필요한 것과 좋아하는 것으로만 채워져 있다. 한 때 쇼핑왕이고 패셔니스타였던 쇼콜라씨는 이제 본인에게 어울리는 바로 떠올릴 수 있을만큼의 옷과 액세서리, 가방을 가졌다. 그릇도 정말 좋아하는 것들로만 최소한으로 꾸렸다. 요리에 큰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는다. 필요 없는 것들은 중고마켓에 팔았고, 갖고 싶은 명품들은 중고마켓에서 산다. 갖고 싶은 것들은 노트에 적어뒀다가 살 수 있을 때 산다. 패션을 포기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쇼핑도 즐겨 하는 편이고 사진으로 보면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사는 것 처럼 보인다.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우는 지혜, 내게 필요한 부분이라 유심히 보았다.
그리고 쇼콜라씨는 이 모든 이야기들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잊고 싶지 않아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다.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라도 ‘나만의 이야기’는 힘이 있다.
며칠 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스토리텔러>라는 영화를 봤는데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에는 능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썼을 때 사람들이 좋아해주지 않을까봐 걱정을 하며 글을 쓰지 못한 주인공이 나온다. 자신이 들려준 이야기를 연재해 인기 작가가 된 사람을 보면서 용기를 얻어 펜을 든다. 오리지널리티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지 생각을 해 보았다. 쇼콜라씨는 블로그에 소소한 일상을 쓰고나니 소통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그게 좋았다고 했다. 그런 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삶을 채우다 보면 나의 이야기가 생기고 그걸 기록함으로써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 내가 가고픈 길인 것 같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답인 것 같다. 지금껏 참 핑계가 많았다.
아직 60세는 멀었지만 행복한 40대도, 50대로도 살아야 하는 것이니까 나는 내 행복을 가꾸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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