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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파이어족이라 하면 이른 은퇴를 위해 극단적으로 일을 늘려서 수입을 극대화하는, 기본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전문직 종사자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물론 저자와 배우자도 연수익이 많고 프리랜서로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졌다는 점에서 기존에 생각했던 범위 안의 경우였지만, 저자를 포함해 세상 밖으로 노출되는 일부 파이어족의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파이어족은 시간을 돈으로 바꾸고 싶지 않아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남은 것을 투자하고 저축하여 시스템 수익을 늘려가는 지극히 합리적인 사람들이었다. 단지 버는 정도에 따라, 아끼는 정도에 따라 극단적인 부류도 있고 온건한 부류도 있을 뿐이다. 파이어라는 말로 규정하지 않았을 뿐 나도 늘 꿈꾸던 것이었다.
저자는 아내와 바닷가에 살며 매일 휴가처럼 보낼 수 있기를 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샌디에이고 외곽의 코로나도로 이사했다. 부유한 친구들과 비싼 야외활동을 즐겼고,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차를 탔다. 그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했고 두 사람의 연봉은 그 생활을 충분히 감당할 정도였다. 상황은 딸이 태어나면서 변했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었으나 생활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일을 줄일 수 없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찰나, 출근길에 들은 팀 페리스의 팟캐스트를 듣다가 FIRE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아내를 설득하는 과정, 파이어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겠다고 마음먹고 외부에 그 계획을 알리면서 파이어족을 이끌어나가는 중요한 인물들과 만나고 그들에게 배우는 것들, 결심과 실천을 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심리적인 불안과 결국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나가는 모습이 동기부여가 되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미국의 상황이고, 이들의 공식을 적용시키기에 우리의 처지는 조금 다르다.
2020/07/21 - [굿모닝루틴 30R30W] - [진짜 부자 가짜 부자] 부자 방정식에는 노동 수익이 없다
며칠 전에 읽었던 「진짜 부자 가짜 부자」라는 책이 있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진짜 부자가 바로 파이어족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한국의 시점에서, 가장 최근에 쓰여진 이 책을 읽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자산을 파악하고 스스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나쁜 자산을 시스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옮길 것, 수익의 50% 이상을 모아서 투자할 것, 다양한 방식의 시스템 수익을 창출해서 생계 비용 이상을 만들어내면 그때 진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론이고, 어떻게 수익의 50% 이상을 모을 것인지,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어떤 시스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스스로 찾아야 할 숙제로 여전히 남는다. 그러면 다 아는 내용을 왜 책으로 읽어야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세상에 누군가는 그것을 이루었다는 것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하고, 그들의 방법을 통해 나의 방법을 찾아가는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기에 책을 읽는 사람에 따라 힌트를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법이 다를 것이다. 일단 여기까지 온 것은 올바른 길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가야 할 목적지를 파악했으니 네비게이션을 따라 내게 놓인 숙제들을 풀면서 부지런히 움직이면 된다. 우리 모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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