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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그거 얼만가요?

[vegan 식당] 부산 기장, 풍경(칼국수랑 메밀이랑)

by 신난생강 202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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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곶 쪽 펜션을 예약해둬서 근처 채식 식당을 검색했다. 장안사 쪽으로 가면 절 아래에 산채비빔밥 같은 게 있지 않을까 하면서 찾아보다가 발견한 곳, 풍경. 조그맣게 칼국수랑 메밀이랑이라고 되어 있는 식당이다. 일반적으로 칼국수든 막국수든 소바든 육수에 동물성 재료를 우릴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금까지는 외식 메뉴로 피하고 있었는데 '배추전' 메뉴를 보고 무조건 가고 싶었다. 채식을 시작한 지 한달이 되어 이제는 엄격하게 지키고 있던 것들을 생활에 조금 덜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은 받아들이자고 아저씨랑 이야기 하던 참이었다. 최대한 외식은 하지 않겠지만, 밖에서 다른 사람들이랑 먹게 되면 육수에 들어간 재료들과 김치에 들어간 젓갈 정도는 개의치않기로 했다. 

 

 

풍경은 골목길 안쪽에 있어 네비게이션에 의존하지 않으면 찾아가기 힘들 것 같았다. 요즘 연이어 내리는 비에 전 생각이 간절했는데 밖에서 사먹는 전은 대부분 해물이 포함되어 있고, 집에서 굽자니 엄두가 나질 않았는데 배추전이라니!! 외식 메뉴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 나는 배추전을 너무 사랑하고, 이걸 파는 집을 발견했는데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엄격하게 채식을 한다면 다른 메뉴를 먹지 않고 배추전만이라도 먹겠다는 기세로 풍경으로 향했다. 골목길 안쪽 낡은 건물이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카운터 양쪽으로 쌓여있는 판매용 국수들 앞에 먼저 내공을 느낄 수 있다. 화학첨가물 없이 직접 만들어 자연에서 말린 국수라고 한다. 지켜보니 계산하고 나가는 아주머니들이 몇 봉지씩 바리바리 사서 들고 가셨다. 직접 만든 소바 장국과 콩물도 판매 중이어서 집에서도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겠더라고. 완벽하다.

 

 

우리는 메밀 배추전과 메밀 들깨칼국수, 한방 메밀 막국수를 시켰다. 메밀 소바도 궁금했으나 우리는 입이 두 개고 벌써 메뉴는 셋이라 일단 다음 기회로 미뤘다. 들깨칼국수 육수에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는지 물었는데 서빙하시는 분이 외국분이라 본인은 잘 모르겠다고 하셔서 궁금증 패스하고 그냥 먹기로 했다. 우리의 원픽은 메밀 들깨칼국수!! 멸치육수 같은 맛은 없었고 진한 들깨 국물이 지금껏 먹어본 들깨칼국수 중에 최고였다. 그리고 환상의 짝궁 배추전. 집에서 절대로 그렇게 안 구워지던데 반죽과 배추가 흩어지지도 않고 어쩜 그리 고소한지. 이건 완벽한 채식 메뉴이니 마음껏 즐겼다. 막국수는 우리가 막국수 하면 생각나는 그 육수랑 비슷한 맛인데 자극적이거나 끝에 입 안에 남는 불쾌한 느낌이 하나도 없는 깔끔하고 담백한 느낌이었다. 워낙 들깨칼국수가 압도적인 맛이어서 막국수가 살짝 뒤로 밀렸던 것이지 막국수도 단연 최고의 막국수였다. 메밀 소바도 너무 기대된다. 바다보건소 일하러 오는 날 도전하도록 하겠다고 이미 마음 먹음.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풍경칼국수랑메밀이랑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8624063

 

풍경칼국수랑메밀이랑 : 네이버

리뷰 25 · 생방송오늘저녁 971회

store.naver.com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하근1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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