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그거 얼만가요?

[가끔 여행하고 매일 이사합니다] 움직이는 행복, 밴라이프

by 신난생강 2020. 7. 27.
반응형
가끔 여행하고 매일 이사합니다
국내도서
저자 : 하지희
출판 : 웨일북 2019.08.20
상세보기

 

토요일에 아저씨가 도서관에서 발굴해 온 책인데 재미있어서 주말동안 내가 읽었다. 아저씨와 내가 꿈꾸던 삶도 이들의 밴라이프와 비슷해서 현실적인 부분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요즘엔 흔해진 디지털노마드 생활 방식이 아닌 것이 흥미로웠고, 스토리에 더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진지하게 어떤 부분들을 우리의 삶에도 들여올 것인지 생각해보았다. 일단 시작하였고, 결국엔 환경과 노동, 관계, 행복의 문제들을 생각하는 이들의 성장스토리가 좋았다.

 

1. 작아진 집 : 두 평의 공간에서 삽니다.

2. 매일의 집 : 우리의 지금을 보냅니다.

3. 바퀴 달린 집 : 매일 또 다른 행복으로 향합니다.

4. 함께 하는 집 : 여전히, 우리입니다.

5. 생각하는 집 : 내 집 바깥을 바라봅니다.

6. 성장하는 집 : 이 길 끝에서 우리는 만나게 됩니다.

 

목차만 봐도 그들의 성장이 느껴진다. 나는 이 이야기에 반했다.

 

프랑스 요리학교를 다니기 위해 유학을 떠난 저자는 파리의 높은 물가에 위축이 된다. 가난한 유학생의 삶은 녹록치 않았지만,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고, 열심히 공부해 졸업을 했고, 물가가 조금 낮은 지방 도시로 이주해 일자리를 구했다. 요리사와 응급구조사로서의 각자의 삶은 그 자체로 너무 고단해 서로를 돌볼 시간은 고사하고 자신에게도 소홀해졌다. 오로지 돈이 필요해서 하는 일에 지쳤고, 일을 해도 빠듯한 삶과 이대로 이어질 미래를 생각하며 우울했고 번아웃 증후군을 진단받았다. 그리고 삶을 바꿔보고 싶었다. 삶을 돌아볼 '시간'이 필요했다.

집 월세가 가장 큰 돈이 들어가는 거라면 밴에서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밴라이프를 하는 유튜브 영상을 우연히 보고 마음이 살랑거렸다. 남자친구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반대했지만, 다음 날 그거 해보자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렇게 이들의 밴라이프는 시작됐다. 빚 없이 예산에 맞는 24만 킬로를 달린 17년 된 중고 밴을 700만원을 주고 사서 손수 고친다. 단열에, 단열에 단열을 더하고, 쓰지 않는 창고의 재료를 이용해 원목으로 바닥과 가구를 짜고, 차 위에 태양열 충전기를 달아 전기를 만들어 쓰고, 40L2~3일을 사용하고, 월평균 40만원 정도를 쓰며 2년을 살았다. 이 두 평짜리 바퀴 달린 집을 서브하우스가 아닌 진짜 집으로 이용한다. 두 사람의 짐은 딱 밴에 들어 있는 것이 모두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일단 마음이 맞는 서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응원해준 가족들이 있었다. 기꺼이 이들의 밴이 주차할 공간을 내어준 이들이 있었고, 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누군가가 있었고.... 결국 수많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했다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고 있었다. 항상 이렇게 사는 삶이 맞는 것인지 고민하고 불안해했지만 밴라이프가 지속될수록 '나'에서 '밖'으로 시선을 보내게 되고 서로에게 감사하고, 가진 게 적어도 잘 살 수 있는 삶에 자신이 생기고, 더 큰 행복을 누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입꼬리가 올라갔다. 

 

두렵지만, 다른 삶을 가꾸어 나가는 것은 아저씨와 나도 끊임없이 이야기해왔던 것이고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이다. 우리는 작아도 메인 하우스를 두고 밴라이프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메인 하우스를 대출 없이 살 수 있어야 떠날 수 있고, 그러려면 또 돈이 필요하고의 악순환을 돌며 조바심을 내고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그것도 우리의 불안과 고정관념이었던 것일까. 이들의 용기에 나의 마음이 살짝 들썩였다. 아저씨도 얼른 책을 읽어보고 다시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우리는 얼마나 용감할 수 있을까?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