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가격 태미 스트로벨
이 책, 내가 아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블로그의 다른 카테고리의 이름을 '행복, 그거 얼만가요'라고 지어서 붙였을 때 「행복의 가격」이라는 책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우연히 보게 되었고,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제목을 보고 한참 일시정지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돈이 많을수록 더 다채로운 행복을 경험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 그래서 그건 얼마냐? 라고 묻는 건 행복하기 위한 정답이 아닌 것 같다. 사람마다 어떤 것이 행복하게 만드는지 다르고, 어떤 행복을 추구하는지 다르다. 먼저 내가 원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찾은 이후에 그 가격을 따져야 한다. 어떤 사람은 2.6평의 작은 집에 사는 것에서 행복을 찾고, 어떤 사람은 60평형의 리버뷰 아파트가 행복이다. 어떤 사람은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시간이 행복이라면 어떤 사람은 자전거 같은 건 아예 탈 줄도 모른다. 누구도 정답은 아니고, 오답도 아니다. 우린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SNS 시대에 진짜 나의 행복을 온전히 구현하기란 쉽지가 않다.
오랜만에 찾은 울산도서관에서 미니멀 라이프에 관해 책을 전시하고 있는 걸 보았다. 둘러보다가 만난 책 「행복의 가격」, 이거 궁금했는데 싶어서 집어 들었다. 전시 중인 책은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어 전시 공간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 책은 '행복'에 방점이 있는 게 아니라 '미니멀리즘'에 관한 책이었다. 원제는 「You Can Buy Hapiness」다.
반달씨와 나는 요즘 밴라이프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캠퍼밴을 사려고 알아보는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가격이 많이 비쌌다. 직접 제작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생각보다 완제품이 너무 비싸서 제작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나 혼자였다면 캠퍼밴을 제작한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을 텐데, 요즘은 차를 개조하는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있다. 무엇까지 하게 될지 사람 일은 알 수가 없다.
밴라이프는 궁극의 미니멀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걸 꿈꾸고 있는 나는 이 책에서 용기와 영감을 받았다. 작게 살고 크게 생각하는 것을 목표로 태미와 로건 부부는 다운사이징을 시작한다. 빚을 내서라도 꼭 다이아몬드 반지를 골라야 하는 태미와 1년 치 식량을 비축해야 하는 로건에게 미니멀리즘이 어울리는 말인가.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작은 혁명이다. 내가 구축해 놓은 삶을 몽땅 뒤집는 일. 이런 게 필요했고, 나는 'Tiny r(E)volution'이라는 앤드루 오덤의 블로그 이름을 본 후 조금 설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추구하는 작은 삶의 정신이 즐거웠다. 이유는 그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작은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위해 작은 삶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질적인 것이 주는 쾌적함과 편리함을 조금 버리고 같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과의 공동체, 즐거움, 시간, 건강, 삶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실험들을 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지혜롭게 보였다. '우리의 삶이 아직도 더 재미있어지고 있는가' 라는 주제를 연구하는 사람이 있고, '행복은 호기심을 타고 온다'는 말이 있었다. 작은 삶이 연약하기 때문에 공동체 속에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소박하게 살 수 있어서 좋다는 것, 작은 친절, 순간순간, 감사 표현하기 등 작은 즐거움으로 소박한 삶을 채우는 것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 무엇보다 그 가치관을 지키며 살아가는 모습이 좋았고 닮고 싶었다.
블로그를 쓰려고 책을 찾다보니 일본 작가가 쓴 귀여운 일러스트 표지의 「행복의 가격」이란 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처음 행복, 그거 얼만가요 하고 생각했던 건 이 귀여운 책의 표지를 본 거였다는 걸 깨달았다. 저 책은 또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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