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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000] 클라우스 슈밥의 위대한 리셋

by 신난생강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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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스 슈밥의 위대한 리셋 클라우스 슈밥, 티에리 말르레

일부 전문가들은 이제 '코로나바이러스 이전 before coronavirus(BC)'과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after coronavirus(AC)'로 시대를 분리해서 언급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의 신속성과 예상치 못한 상황에 계속해서 놀라게 될 것이고, 변화들은 융합되면서 2˙3˙4차적 결과, 연쇄 파급 효과, 그리고 예상치 못한 결과를 야기할 것이다. 이제는 지나간 일이 되어버린 예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새로운 일상인 '뉴노멀'이 눈앞에 와 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이때까지 세상의 흐름에 대해 가져왔던 믿음이나 예측은 산산조각 날 것이다.


코로나가 한창 창궐하고 백신이 상용화되기 이전인 2020년 여름에 쓰인 글이라 시의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코로나 이후의 세계는 이전과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는 것을 전제할 때,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거시적, 미시적, 개인적 차원에서 큰 그림으로 읽어볼 기회이기에, 다보스포럼 주간동안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

01. 거시적 차원의 리셋
- " 지구상에 거주하는 70억 명의 사람들은 더 이상 100개가 넘는 배(나라)에 각각 따로 살지 않는다. 대신 모두 같은 배 위의 193개 선실에서 산다"

그리고 코로나19 판데믹이 발생했다.
코로나 초기에 크루즈선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여 배 안에 모두 격리된 적이 있었는데, 끔찍한 일이다. 크루즈선에서 보통 설사 환자만 생겨도 혹시 전염병일까봐 긴장하면서 환자를 선실에 격리시키고 배 안에 소독을 실시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데 진짜 전염병인 코로나를 배에서 겪었을 어려움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어쨌든 세상은 이미 한 배에 탄 공동 운명체가 되었다. 코로나 이후 성급한 자들은 배에서 뛰어내리기도 했고, 싸움을 일으키고 폭력을 쓰기도 했고, 외부와 단절한 채 고립을 택하기도 했지만 그 모든 게 한 배 안에서 뭐 그렇게 도움이 되었겠는가.

경제적으로는 산업이 멈추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수직 상승하자 정부가 나서 재정과 통화 정책을 통해 상황을 모면해보고자 했으나 양적 완화와 금리 인하는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현재에 왔다. 미국은 물가상승률이 8%에 도달했고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고 하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다른 나라들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으니 당분간은 고물가의 압박을 쉽게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빈곤, 불평등, 부패 등이 더욱 악화되며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고, 이 사실은 '큰정부'와 '새로운 사회계약'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사회 안전망에 대해 충분히 만족할 수 없다면 변화의 요구는 끊임없이 분출될 것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치적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탈세계화, 공급망 축소가 일어날 것이며 민족주의, 지역화의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경쟁 구도가 커지며 글로벌 거버넌스의 부재로 전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국가적 협력 과정이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다. 코로나19는 가장 취약한 지역 사회의 일부를 황폐화시킬 것이고, 많은 경우 경제적 재앙은 정치적 불안정과 폭력을 유발할 수 있는데, '가장 취약하고 가난한 국가들이 겪는 경제적 고통, 불만, 굶주림이 부유한 국가들에 일으킬 가장 분명한 도미노 효과 중 하나는 2016년 유럽에서 일어났던 것과 같은, 부유한 국가들로의 대규모 이주 물결일 것이다'라고 이 책은 경고하고 있다.

환경적으로 기후변화, 생태계 붕괴, 팬데믹은 공통점이 많다. 상호 연결된 세계에서 일어나며 매우 빠르게 전파되고 다른 범주의 위험을 증폭시킨다.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면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만 측정하기가 힘들고 전세계적 차원의 조율을 통해서만 해결이 가능하며 가장 취약한 국가가 더 영향을 받는다. 반면 팬데믹은 즉각적이고 인과관계가 명확하여 빠르게 해결하고자 주목을 받는 반면, 대부분의 환경 문제들은 중장기적인 문제라 먹고사는 문제에 의해 뒷전이 될 수 있다. 팬데믹이라는 상황으로 환경문제를 소홀히 취급하기 쉬운데, 환경오염이 팬데믹을 가져왔고, 팬데믹으로 인한 사망률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 기회에 '환경'이라는 테마에 더 집중해서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었다. 과거에 규제에 묶여 있던 각종 디지털 서비스들이 통용되기 시작했고, 디지털 문화를 꺼려하던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디지털 문화권으로 편입되었다. 이 변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되어도 결코 역행하지 않을 것인데, 이 중에 '디지털 감시'의 부분이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어디까지 내 영역이 침해당하는 것인지, 편리를 위해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을지 고려해봐야 하고, 특히 동의없이 모바일과 신용카드 데이터, 비디오 감시를 통해 개인을 추적했던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공익' 혹은 '개인'의 권리에 대해 예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공무원으로 일하는 동안 내가 가장 반감을 가졌던 부분이 이 문제였다.
이미 '내 정보 나의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지만 그게 올바른 일이 아니란 생각을 아주 많이 한다. 개인이 똑똑해져야 한다.

02. 미시적 차원의 리셋 / 03. 개인적 차원의 리셋
거시적 차원의 리셋에서 이어지는 미시적, 개인적 차원의 리셋은 앞부분을 기반으로 하는 줄기들이라 반복되는 면이 있고 애초에 내가 목표했던 영역이 아니라서 정리를 생략한다.

소설가 가브리엘 마르케스가 쓴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에선 마을 전체가 닥쳐올 재앙을 예견하지만, 이미 늦어버릴 때까지도 마을 주민 중 누구도 재앙을 막기 위해 행동하지 않는다. 우리 인류는 그런 마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운명을 피하기 위해선 지체 없이 '위대한 리셋'에 착수해야 한다. 이것은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이다. (...)
그것은 세상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시대에 남겨뒀던 것보다 덜 분열적이고, 덜 오염되고, 덜 파괴적이고, 더 포용적이고, 더 공평하고도 공정하게 만드는 문제다.

이 책의 말미에 나와 있는 '위대한 리셋'이 가야할 길이다.
팬데믹으로 숲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이야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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