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숲으로」 시리즈는 세 명의 친구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벤트에 응모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당첨이 되었는데 도쿄의 주차장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시골로 이사한 하야카와는 기차역 바로 앞에 살면서 택배로 도시의 각종 문명을 받아 생활한다. 친구 마유미와 세스코는 하야카와의 집과 숲을 방문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치유한다. 1편은 친구들이 방문할 때마다 숲으로 소풍을 가서 걷고 관찰하고 카약을 타는 이야기다. 하야카와는 친구들에게 나무와 열매와 새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로부터 10년 뒤의 이야기를 묶어 주말엔 숲으로 두 번째 이야기 「너의 곁에서」가 나왔다. 도쿄에 사는 두 친구가 아니라 숲에 사는 하야카와가 도쿄의 치과의사를 만나 결혼을 하고 어린이 타로를 키운다.
이 시리즈를 카페에서 읽고 반달씨가 너무 좋아해서 선물을 했던 책이다. 여러 번 봤는데, 지금껏 볼 때마다 항상 「주말엔 숲으로」가 더 좋았다. 역시 후속작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새벽에 앉아서 느긋하게 시리즈를 읽는데 오늘은 「너의 곁에서」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의 깊이가 느껴졌다. 이번 주 내내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을 정주행하고 있는데 여자의 삶에 대해서 생각하다 보니 감정의 끝이 하야카와의 이야기와 닿았나 보다. 조선의 궁녀였던 성덕임은 결국 한 남자의 여자로 주저앉고 말지만, 숲의 하야카와는 용돈을 모아 1년에 한 번은 혼자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엄마에게서 떨어져 나오지 못한 씨앗 이야기를 보면서 요즘 내 모습이 떠올라 또 감정이입을 하고 말았다.
마스다 미리는 다작을 하는 작가이다. 만화뿐만 아니라 에세이까지 마스다 미리를 검색하면 읽을 책이 많고 많아 행복한 느낌이 든다. 아무 책이나 집어서 읽어도 좋다. 미소 지으며 읽다가 곰곰이 생각하게 되고 공감하고 위로받는다. 내가 마스다 미리를 처음 읽었던 건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의 수짱 이야기였다. 수짱 시리즈보다 주말엔 숲으로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간결하고 단순한 그림체이지만 여성이라면 공감할만한 이야기들을 꾸미지 않고 툭 무심히 던져놓은 마스다 미리 스타일이 좋다. 다음번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을 한 번 보고 싶다.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누가 보지 않아도 핀다는 것, 참 싱그러운 느낌이야.
오늘도 뭔가 새로운 발견이 있기를.
기대는 기대일 뿐. 씨앗 본인과는 관계없죠. 떨어져 나가는 것 외에는 자신의 세상이 넓어질 방법은 없으니까요.
'▶ BO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8/1000] 40에는 긴 머리 / 이봄 (0) | 2022.01.12 |
---|---|
[7/1000] 시간의 의미 / 크빈트 부흐홀츠 (0) | 2022.01.10 |
[4/1000]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 애슐리 반스 (0) | 2022.01.08 |
[3/1000]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 김영민 (0) | 2022.01.07 |
[2/1000] 피터 틸 PETER THIEL / 토마스 라폴트 (0) | 2022.01.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