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을 읽고 피터 틸이라는 사람의 지적인 매력에 매료되었다. 그 책을 읽기 전 내 머릿속의 피터 틸은 할리우드 영화 속 벤처투자자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게 없었다. 피도 눈물도 없이 돈만 좇는 하이에나. 그런데 한 권의 책은 그에 대한 생각을 바꿔 놓았는데, 분야를 아우르는 적재적소의 비유와 인용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이토록 일목요연하게 밝힐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세상을 주무르는 전략가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사람의 배경이 조금 더 궁금해져서 한 권의 책을 더 읽어보기로 했다.
<제로 투 원>의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그것이 피터 틸의 세계관이자 그의 모든 것이었다. 거기에 더해 이 책에서는 내가 궁금해했던 피터 틸의 히스토리를 싣고 있는데 스탠퍼드대학교와 실리콘밸리에 터를 잡은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운명적인 것이고, 한편으로는 백인 남성의 우월주의에 기인하는 것 같기도 했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외치는 자유주의자인 듯 하지만, 레이거노믹스에 열광하고 트럼프를 지지했던 보수적인 정치세력이었고,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의 학연과 지연을 대놓고 말하고, 페이팔 마피아를 이루고 공동체 혹은 우정이라 칭하지만 거대 권력 기반을 이용해 사업을 꾸린다. 이 사람의 자신감의 근원을 훑어보고 나니, 매력이라 생각했던 것들이 신화로 보이기 위해 다듬어진 이야기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제 선별적으로 피터 틸이라는 사람의 '시선'만 따라가기로 한다. 현재를 이끌어가고 있는 중요한 큰 손 중 한 명이라 이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디에 투자하는지는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 때 워런 버핏이었다면 지금은 피터 틸에게 조금 더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혁신, 기술, 독점, 역발상, 스탠퍼드, 실리콘밸리, 페이팔마피아, 페이스북
어쨌든 피터 틸은 우리에게 미래가 있다면 그것은 기술에서 온다고 한다. 혁신도 기술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기술 분야이고, 관심이 없고 어렵겠지만 새로운 기술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어느 순간 내가 모르는 세계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얼리어답터가 되지는 못해도 어느 정도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끝났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한번 이 굴레로 빠지기 시작하니 멈추고 공부하지 않으면 영원히 따라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바뀌는 세상 가운데서 책을 펴고 일단 세상을 공부해본다. 다음은 자연스레 일론 머스크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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