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000] 결국엔, 그림 >> 일단 매일 그림

결국엔, 그림, 정진호

 

해외 출장 중에 공항에서 스쳐 지나간 풍경이었던 그림 그리는 사람이 뇌리에 박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정진호 작가님은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가 그림을 업으로 삼아 1인 기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 프리즈마 색연필을 구입하고, 이젠 그림을 그려보라고 아이패드를 선물 받아 뭐가 됐든 그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 내게 아주 적절한 길잡이가 되었다.

처음엔 수성펜이나 피그먼트펜으로 스케치북에 선으로 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시작을 해보는 것이 좋다, 따라 그리기 쉬워 보이는 마음에 드는 책을 하나 사서 매일 따라 그려보아라, 크든 작든 하나의 작품을 완성시켜 보는 것이 좋다, 수채화 물감은 국산 제품인 미젤로 미션 골드 클래스를 써보아라, 전시회를 열어보아라, 굿즈도 만들 수 있다, 디지털로 작업을 하면서 세계가 더 넓어졌다, 비주얼씽킹이라는 것도 있다, 매일 그림을 그리다보니 그림을 업으로 삼을 수 있는 날이 왔다 등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재료들만 손에 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대충 감이 왔다.

나는 미술 시간을 아주 싫어했다. 준비물을 준비하고 그리고 색칠하고 전 과정이 번거웠고, 결과물은 처참했다. 그림을 그리다가 망쳐버렸구나 감이 오는 순간 대충 아무 색이나 물감을 묻혀 쓱쓱 바탕색을 칠해버려 늘 축축하게 젖어버린 내 스케치북의 축 늘어진 처참함이 미술시간에 대한 내 유일한 기억이다. 이런 내가 갑자기 왜 그림이 그리고 싶어졌을까. 심지어 다이어리에 그 흔한 고양이 그림 하나도 그리지 않는 주제에 말이다. 나는 할 수 있을까?

 

 

 

앞으로 나는 다이어리에 색연필로 매일 그림 일기를 그려보려고 한다. 작은 그림이다.
지금까지는 노트에 읽고 있는 책을 마인드맵 형식으로 그림도 없고 볼품없이 기록하고 있었는데 디지털의 힘을 빌어 독서노트 마인드맵을 그려볼까 한다. 혹은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카드뉴스 형식으로 다듬어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책 한 권을 스승 삼아 매일 30분 그림을 그려보려고 한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참으로 방황의 길은 여러 갈래다.
그러나 나는 가보지 않은 길을 아주 많이 떠나고 싶다. 살아보니 쓸모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다.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 열심히 해보는 거다. 비록 며칠 사이에 지치거나 질려버리더라도 내가 직접 해보는 것은 상상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치를 차곡차곡 쌓아두는 거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이 책에서 마주친 말,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용기를 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