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타고 세계여행 김상억
네이버 카페 '내 차 타고 세계여행'에 가입한 이후 러시아 횡단에 관한 동명의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만 했는데 미루고 있다가 이제야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는 11살 아들 김밥군과 함께 2015년 8월 투싼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를 건너 쌍트페테르부르크까지 러시아 횡단을 했고, 이후 핀란드를 통해 유럽으로 들어가 총 347일간 자동차 여행을 했다. 그중 러시아 횡단 60일 일정을 담은 책이 「내 차 타고 세계여행」이다.
여행 전 서류를 준비하는 본격적인 준비단계부터 쌍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핀란드로 가는 날 아침까지 일지형식으로 나열된 여행기였다. 울산광역시 남구에서 서류 처리들을 하셨는데, 예상치 못한 울산을 만나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반달씨도 주소가 울산 남구라서 우리도 이대로 서류 처리를 한다면 울산 남구에서 하게 될 것이다. 요즘은 유튜브에서 자동차 여행 전 일시수출입 관련 서류 및 자동차 보험 관련 준비하는 관련 영상도 찾아볼 수가 있어서 그걸 보고 따라 하려고 생각하고 있기에 이 책은 이런 일들이 있었네 하는 정도로 읽고 넘어갔다. 2015년 이야기들이라 시간 차가 조금 있을 것 같기도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두꺼운 책을 펼쳤다. 아무래도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이 책은 시간 대비 아주 좋은 방법은 아니므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최신 정보 위주로 수집해야 할 것이다.
일지형식이라 재미있고 세련된 여행기는 아니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읽자니 내가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자동차로 9000km가 넘는 길을 2달 동안 달리는 것이라 일정은 거의 운전이다. 우리나라와 다른 교통 규칙이라던가 곳곳에서 만나는 경찰들, 트럭이 늦게 가면 이유가 있으니 추월하지 말 것 같은 팁들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우리도 캠핑카를 구하려고 했던 초기 계획을 접고 우리가 늘 타고 다니는 반달씨 차로 가기로 했기 때문에 숙소를 어떻게 했는지 관심 있게 보았다. 영상을 찍고 사진을 찍겠지만 나는 글이 더 익숙한 사람이라 어떻게든 일지를 남길 것이기에 어떤 형식으로 글을 쓸 것인지 고민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여행 기록만 남길 블로그를 하나 새로 만들어 사진과 간단한 감상, 정보 등을 담으려고 한다. 그렇지만 일지는 오로지 기록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읽는 맛이 없다. 일지 형식이 아닌 감상 위주의 긴 글은 따로 한번 써보려고 한다.
내 여행 준비는 아직 별 게 없다. 세계지도를 사서 한 번씩 들여다 보고 여행 카페를 둘러보고 가끔 유튜브를 찾아본다.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가는 비용이 많이 비싸졌고, 통관이 까다로워졌다. 차에 실은 짐을 모두 빼고 자동차만 따로, 짐은 사람이 직접 가지고 간다고 생각하면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을 훨씬 많이 줄여야 할 것 같다. 캠핑을 생각하고 있어 짐이 무겁고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고민은 깊으나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나른하다. 이 여행을 하며 무엇을 포기하지 않을지에 대해 더 집중을 하고, 어떤 스타일의 여행을 하면 좋을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한다. 전쟁 중이라 혹시나 상황이 악화되어 러시아를 통해 여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되더라도 배낭여행으로 변경하거나 외국에서 차를 구입해서라도 여행을 반드시 하기로 했다.
장기 여행은 떠나기 전까지 항상 변수가 많지만, 떠나고 나면 당장 오늘, 내일만 집중하면 되니 오히려 심플하다. 아무리 거창한 계획을 세웠더라도 여행의 목적은 단 하나로 수렴한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 그러니까 별 게 없다. 첫 나라에 도착하기까지 출입국에 관한 준비와 여권과 신용카드, 용기만 있다면 사실 다른 것들은 편하고 불편하고의 차이지 모두 부차적인 문제다. 이렇게 쓰고 보니 멋지긴 한데... 아무리 그래도 나 지금 너무 느긋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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