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씨가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 「나의 첫 여행 드로잉」.
반달씨는 책을 읽지 않지만 도서관에 종종 함께 가서 의외의 책들을 빌려와서 쌓아둔다. 그러면 그 책들을 내가 읽는데 평소 내가 보지 않을 책들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반달씨 픽 도서들을 좋아한다. 이번에는 드로잉북을 두 권이나 빌려다 놨길래 알록달록한 이 책을 먼저 보았다. 그림체도 예쁘고 선명한 컬러도 내 취향이다.
처음엔 아이패드로 그린 일러스트라고 생각했는데 마카로 직접 그린 그림이었다. 마카는 유성잉크를 주입해서 쓰는 재료라 물에 지워지거나 번지지 않고 발색이 또렷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 책의 그림은 코픽 스케치 마카 72색 A 세트로 그렸다고 되어 있어 검색했더니, 나도 한 번 해볼까 하고 사보기엔 너무 고가였다. 중고마켓도 검색해보았으나 마땅한 게 없었다. 그림이 너무 예뻐서 자꾸 아른거린다.
당연히 그림이라고는 그려본 적이 없는 내가 그리면 책 속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없겠지만, 위에 사진에서 보듯이 저렇게 쉽게 알려주는데 자꾸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불쑥 샘솟고 만다. 아이패드를 사서 디지털 그림을 그리겠다 마음을 먹고 있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를 해볼 것인가... 꿈틀거리는 예술혼에 가난한 예술가가 된 것처럼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 Meg 작가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likemeg/
▶ Meg 작가님 스마트스토어
https://smartstore.naver.com/megstudio/products/5978889472
어제부터 작가님 인스타그램에서 다른 그림들을 구경하고, 오늘은 스마트스토어로 넘어갔다가 '내꿈은 그대와 나태하게 사는 것'이라는 제목의 포스터를 만나 두근두근했다가, 잠깐 또 나의 처지를 생각해봤다가, 2022년 달력을 눌러보니 이 '내꿈은 그대와 나태하게 사는 것' 포스터 그림이 딱 3월, 나의 달에 있는 걸 보고 이젠 달력을 사야겠다 마음을 먹었다가 달력이 액자에 들어가 있는 걸 보니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 순간, 정말 운명적인 카톡이 왔다.
'[공무원연금공단] 급여지급안내 01월 04일 청구하신 급여가 01월 17일 입금될 예정입니다.'
내가 드디어 예술가가 될 건가보다.
기분 좋게 운명을 받아들이며 아름다운 그림을 12장 갖게 되었다는 해피앤딩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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