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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그거 얼만가요?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인격의 핵심은 성실입니다.

by 신난생강 2020.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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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 리커버
국내도서
저자 : 김지수
출판 : 어떤책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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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책을 소개받는 일은 흔하다. 메모지 귀퉁이에 적어두고, 연결 - 연결을 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예전에 독서노트를 책과 책을 이어서 접점을 만들며 읽은 책들을 연결해가는 식으로 써본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읽다 보면 내가 읽고 싶어 읽긴 했지만 어째서 이런 책을 읽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되고, 나의 필요나 취향과 상관없이 숙제처럼 선 잇기를 위해 책을 고르고 읽게 되면서 지쳐 나가떨어진 적이 있다. 뭐든 적당히 할 줄 몰랐던 젊은 날의 객기였지만 여기서 알게 된 한 가지는 좋은 책은 좋은 책으로 연결된다는 것. 

이 책은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이라는 책을 읽다가 발견하여 찾아보게 되었다. 인터뷰집인데 '평균 나이 72세, 우리가 좋아하는 어른들의 말'이라는 매력적인 소개 글이 이 책으로 이어지는 연결점이 되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철학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어른이 되면 그 철학이라는 게 선명해질 줄 알았는데 주입식 교육이 질겅질겅 씹다 뱉은 나에게 짠 하고 갑자기 정체성과 삶의 철학이 생길리 만무했다. 멋지게 '나'의 삶을 사는 사람들은 각종 매체에 넘쳐나는데, 나는 나의 '나'와 의사소통이 안 되는 것만 같고, 조급한 마음이 생길 때마다 괴리감은 커져만 갔다.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그런 혼란과 밀당 속에서 넋을 놓고 남들의 삶을 기웃기웃거리다 '좋아요'나 눌러대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마음은 동그래졌다. 웅크리고 웅크려서. 

 

그러다 '철학자'를 알게 됐다. 한창 팟캐스트가 유행하던 시절, 진짜 철학자 강신주의 말을 팟캐스트에서 듣게 됐다. 그 시절 그 철학자의 이야기들은 나의 찌질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와 화해하는 데 조금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요가를 했다. 후굴을 하며 몸이 펴지자 웅크렸던 마음도 함께 펴지는 것 같았다. 

 

일상을 살고 살고 살다보니 알게 되는 게 있다. 삶의 철학이라는 게 애초에 '저기!!' 하고 가리키는 목표 같은 게 아니라 살다 보니 쌓이는 내공 같은 것이더라. 그 내공을 100년, 90년, 80년, 70년을 쌓아 온 평균 나이 72세의 어른들이 살다 보니 이렇고 지금은 이러하다, 고 얘기하는 걸 읽는 즐거움은 소중한 경험이었다. 두리뭉실한 위로와 격려가 아니라 진심의 말이다. 곁에 두고 자주 들춰보고, 자주 인용하고 싶다.  

 

100세 철학자 김형석 선생님의 말씀을 전한다. 

"인격의 핵심은 성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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