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그거 얼만가요?

왜 비건이 되었나요?

by 신난생강 2020. 7. 15.
반응형

 2020년 6월 27일, 비건이 되기로 결심을 했다.

달걀도, 우유도, 생선도 먹지 않는다. 친구는 한 달이 지나고 나서 이야기 하자고 하였으나, 이제 3주차에 접어드니까 이야기를 조금 해봐도 될 것 같다. 비건이 되었다 주변에 선언을 하고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당연히 "갑자기 왜?" 였다.

 

 공장식으로 가축을 사육하는 것이 환경에 가장 큰 부담을 준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환경 상식이 되었다. 어떤 사람은 굶어 죽는데, 곡식은 소의 사료가 된다. 그 사료를 재배하기 위해 열대우림을 베어내고 유전자를 조작한 콩이나 옥수수를 재배한다. 그렇게 자연이 훼손되는 것은 물론, 가축을 사육하는 환경이 물, 대기를 심각하게 오염시킨다. 열악한 환경에서 스트레스 받은 소, 항생제에 오염된 돼지, 고름이 들어찬 닭을 고기로 먹는 것도 꺼림칙하기는 마찬가지다. 눈을 몇 번(여러번!!!) 질끈 감았다. 그 고기가 내 입 속에 들어오기까지 멀고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내가 먹는 고기가 몇 점이나 된다고... 열대우림을 베어내야 할 정도로 많은 양이 아니니까.

 

그래서 환경을 해치는 공장식 사육 환경에 반대하여 채식을 하게 된 거냐고 하면 사실 그렇게 거창한 이유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서 조금 민망하다. 그렇지만 채식을 하기로 결심을 하고서 넷플릭스 다큐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 What the Health>를 보면서 그 무엇도 먹고 싶지 않다고 마음을 다잡기는 했다.

 

 

김지은입니다
국내도서
저자 : 김지은
출판 : 봄알람 2020.03.05
상세보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책, <김지은입니다>를 읽고 있었다. 이 책에서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말을 만난 이후로 마음이 불편했다. 나의 포지션을 정확하게 꿰뚫린 느낌이었다. 늘 불평을 하지만, 무엇 하나 바꾸어보려고 앞장 서 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에게 묻고 부끄러워졌다. 위력이라는 것은 점심 메뉴를 정하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성폭력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가 너무나 광범위하고 누구든 저절로 느끼게 되어 있다. 위력의 무서운 점은 위협적인 말을 듣지 않아도 스스로 몸이 굽혀진다는 것이다. "도와줄게요"라는 용감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가 김지은님을 움직이게 했고, 세상을 조금 바꾸었다. 무기력하게 바위같이 단단한 세상을 탓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바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한 책. 용기를 내고 싶고, 근력과 목소리를 키우고 싶게 한 책. 그래서 두 가지 결심을 했다. 채식과 손들기.

뜬금없는 '채식'은 내 마음속에 언제나 묵직하게 남아있던 죄책감을 덜어내는, 나를 완전히 바꾸는 행위인데 뭔가 이제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손들기'는 지금까지 움츠리기만 했던 '나'를 위해 또는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위해 먼저 손을 들어 앞장 서겠다는 의미다.  

 

그렇게 나를 조금 바꾸고,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발걸음을 뗀 지 3주차가 되었다.

이젠 치킨집 앞을 지나도, 눈 앞의 삼겹살에도 유혹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3키로 체중감량과 정상수치가 된 총콜레스테롤은 덤으로 얻었다. 그래도 일단 한 달이 되면 다시 이야기 하도록 합시다. 친구!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