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복, 그거 얼만가요?

빨강 머리 앤 그래픽노블

by 신난생강 2021. 2. 1.
반응형

 

빨강 머리 앤
국내도서
저자 :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 황세림역
출판 : 위즈덤하우스 2020.06.05
상세보기

 


“저 길을 ‘기쁨이 만발한 하얀 길’이라고 불러야겠어요.”

어릴 때 보던 만화영화로 보던 <빨강머리앤>에서 앤e은 항상 씩씩했다. 말도 많고 상처도 많이 받고 탈도 많았지만 언제나 씩씩한 이미지였는데, 어른이 된 이후에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예전의 그 영상 속 앤e은 시끄럽고 제멋대로이고 별로 감당하고 싶지 않은 캐릭터로 느껴졌다. 고길동 아저씨에게 연민을 느끼면 어른이 된 거라더니 비슷한 것 아니었을까. 과하게 밝거나, 과하게 어른스러운 어린이들에게서 느끼는 불편감은 무의식 중에 나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한 것이라 생각된다. 아직 벗어나지 못한 내 안의 어린이.

이 그래픽노블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나는 ‘마릴라의 재발견’이라고 하겠다. 마릴라는 항상 차갑고 앤을 오해하고 가혹하게 대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 책에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선명한 색감의 그림처럼 마릴라의 온도가 차갑지 않다. 아주 따뜻하진 않아도 자주 앤e이 있어서 좋다 표현하고 있어서 참 좋았다. 앤e이 좋은 어른으로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마릴라가 사랑으로 키워 준 덕분이었을 텐데, 어릴 때 보았던 만화에서는 매튜만 마음씨 좋은 아저씨로 그려지고 마릴라는 구박하는 캐릭터로 그려져 어린 마음에 미워하고 오해했었다. 아무리 천성이 밝은 아이라도 학대받고 자라서는 따뜻한 어른으로 자라기 힘들다는 걸 이제는 안다. 그래서 마릴라의 솔직한 마음과 앤에 대한 사랑이 그려진 이 그래픽노블이 마음에 든다. 버림받을까 불안했던 앤e의 모습보다 사랑받아서 행복한 앤e의 모습이 예쁜 색의 그림처럼 풍부하게 느껴진다. 사고뭉치, 말괄량이 캐릭터라기보다 똑똑한 여자아이 캐릭터로 그려진 것도 눈에 띈다. 그래서 누구라도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은 미소 짓게 될 것이다.

다시 앤e과 화해한 기분이 든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