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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그거 얼만가요?

블로그 글쓰기, 어떻게 하면 잘하게 될까

by 신난생강 202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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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쓰기, 말하기, 공부하기에 대한 책을 연달아 읽었는데 이 독서들이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잘하게 될까'라는 주제로 통합되는 경험을 했다. 나는 주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있는데, 내가 찾은 키워드는 독서, 경험, 필사, 독자, 확장, 연결, 마인드맵, 쓰고 다듬기이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글쓰기 책들을 주기적으로 찾아서 읽곤 하는데, 이번에 읽었던 글쓰기 책은 손숙희 작가님의 「돈이 되는 글쓰기의 모든 것」이라는 책이었다. 그동안 블로그에 매일 별 거 아닌 글이라도 열심히 쓰고 있던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없었다. 내가 블로그에 쓰는 글은 독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나'를 위한 기록이었고, 이게 책에서 말하는 독이 되는 글쓰기일 수 있겠다 싶어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책에서 말하는 오레오를 활용한 1,500자 에세이 쓰기를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았다. 오레오(OREO)란 Opinion - Reason - Example - Offer의 약어로 의견을 내고, 이유와 근거를 대고, 예를 들어 설명하고 의견을 강조하거나 제안을 하면서 마무리를 하는 일련의 글의 구조이다. 예전에 다른 글쓰기 책에서 배웠던 PREP과 거의 같은 개념이다. 방통대 과제물을 할 때 PREP 개념에 따라 토대를 세우고 글을 쓴 것이 많이 도움이 되긴 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쓰던 블로그 글에도 이 개념을 적용시켜 글을 쓰자니 시작이 쉽지 않았다. 다른 포맷의 글쓰기도 여럿 소개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의견과 주장을 펴는 것에 익숙지 않은 탓이다. 그래서 '독자'를 위한 글쓰기라는 개념을 접목시키기로 했다. 이런이런 쓰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독자는 이 내용에 대해서 어떤 것이 필요할까를 생각해보고 글을 써보기로 했다. 글의 구조보다 앞서 내용을 채우고 할 수 있다면 틀에 넣어보는 식으로 부담을 덜어보기로 했다. 

 

필사(筆寫)는 말하기 책을 읽은 후 이미 하고 있었다. 책 내용이 좋아서 글쓰기에 도움이 될까 하고 노트에 베껴쓰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 과정이 느리기에 정신을 집중하고, 내용을 곱씹어 보고, 숨어 있는 내용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었다. 이 느린 과정 속에서 이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과 혹은 나의 경험과 연결이 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타인의 경험과 의견을 통해 세상을 확장시키고 생각을 넓히고, 나의 것들과 연결시키는 과정을 마인드맵으로 정리해보고 있다. 손글씨로 베껴 쓰는 과정은 큰 맘먹고 자리에 앉지 않으면 하기 힘들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려 요즘은 원노트에 필사를 겸하고 있다. 보통 책 한 권당 3~4 챕터 정도를 통째로 필사하고 있고, 마인드맵은 아직 미비한 상태이다. 필사본을 다시 읽고 주제를 정해 나무를 그리고 있어 자꾸 게을러진다. 하지만 이 마인드맵 나무들을 많이 심어놓고 글쓰기 글감을 모아두면 든든할 것 같다. 

 

「공부란 무엇인가」에서 찾은 글쓰기는 훨씬 더 어려운 느낌이었다. 무엇 하나 잘못 내밀었다가는 호되게 질문 세례를 받게 될 것 같다. 물론 제대로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한 뒤에 그 결과물과 내 주장을 내놓는 글쓰기라면 필요한 지적일 수 있으나 하루에 열 명도 방문하지 않는 블로그에 글을 쓰는 내게 이런 두려움은 너무 가혹하다. 그래서 일단 쓰기로 했다.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읽을만한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자발적인 배움의 자세로 내 독서와 글쓰기의 무용함을 극복해보려고 한다.  

 

거의 모든 글쓰기 책의 답은 '일단 쓰라'이다. 쓰다 보면 무엇을 써야할지, 어떻게 써야 읽힐지, 왜 이걸 쓰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된다. 쓰다 보면 낭비하는 시간과 글이 많지만, 그렇게 써두면 흘러가버릴 정보와 기억들이 남는다. 그래서 다시 블로그 잘 쓰기에 도전해본다. 낭비해도 되는 시간이 더 많으면 좋겠다. 결국 오늘도 그냥 나의 주절주절 수다가 되었다. 그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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