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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그거 얼만가요?

버리스타와 공무원 면접시험

by 신난생강 2020.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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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플라스틱을 따로 모은다. #플라스틱 방앗간

 요즘 매일 출퇴근길에 라디오 교통방송을 듣는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방송을 듣다가 귀에 익어버린 건 바로 광고! 어떤 노래를 듣고 그 노래가 하루 종일 맴도는 걸 ‘귀벌레증후군’이라고 한다던데 요즘은 버리스타 광고가 귀벌레처럼 딱 들어앉았다.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

 버리스타? 바리스타? 우리에게 익숙한 말인 바리스타에서 ‘버리다’와 ‘스타’라는 말을 합성한 ‘버리스타’로 표현해냈다. 인천광역시에서 버리스타 광고를 내보냈는데, 뭘까 하고 들어보니 ‘2025년,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버리던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를 종료합니다.’라는 사실을 알리는 동시에 올바른 쓰레기 분리 배출법인 ‘비우기, 헹구기, 분리하기, 섞지 않기’를 광고하며 ‘잘 버리고 덜 버리는 당신이 버리스타’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인천시 광고뿐만 아니라 아침 방송에서도 쓰레기 분리배출 광고가 나오더라.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 아침, 저녁으로 들으니 귀벌레처럼 귀를 괴롭히는 거였다. 어쨌든 코로나19 시대, 쓰레기가 엄청난 문제구나 하는 걸 깨닫는다.

 

 오늘 아침 출근길, 문득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라는 광고를 소리 내어 따라 하다가 공무원 면접을 보던 날이 떠올랐다. 이직을 여러 번 했던 터라 면접도 여러 번 봤었고, 일반적인 기업 면접은 이력서의 경력에 대한 내용과 이직하려는 곳의 정보에 대한 것, 기본적인 개인 사항 등을 묻고 답하는 식이었기에 공무원 면접도 그 정도 수준에서 준비했다. 정말 뭣도 몰랐고, 무식해서 용감했다. 참 여러 가지 전공 관련 질문을 받았고, 지자체에 관한 질문, 현안에 관한 몇몇 질문을 받았다. 대부분 질문에 어버버 대답했고, 상식선에서 50% 정도 동그라미인 답을 했으며, 너 전공자 맞냐는 말까지 들었다. 종종 그때 면접관이 누구였을까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면접 질문 중 하나가 “식중독 예방법 3가지에 대해서 말해 보라”는 것이었는데, 이거 버스 타면 광고로 나오던 건데..., 하는 것까지만 생각이 나고 ‘손 씻기’ 외에는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는 거다. 한참을 버스 광고판을 떠올리고 떠올려 ‘끓여먹기’까지 답했던가...

 “우리 지자체의 인물,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도 받았는데, 잠깐 머릿속이 하얘졌다가, 9시 뉴스를 하기 전에 TV에서 나오던 지자체 광고가 생각나 얼른 대답했다.

 

 지방직 공무원 면접시험을 준비한다면, 전공 관련 캠페인 광고 정도는 알아두면 좋다. ‘비운다, 헹군다, 분리한다, 섞지 않는다.’라던가, ‘손 씻기, 익혀먹기, 끓여먹기’ 같이 몇 가지로 딱 떨어지는 구호들은 묻기 좋고, 점수 내기 좋은 것들이니까.

 사실 시험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캠페인은 그 분야 가장 큰 이슈이기 때문에 미리 알아두고 공부해두면, 공무원이 되어서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해당 지자체에서 내보내는 광고도 같은 이유로 챙겨두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남들이 어떻게 준비하는지 알고 준비했다면 아마 크게 스트레스받았을 텐데, 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때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것들을 결국 더 혹독하게 복습하게 되더라. ‘공짜 점심은 없다’는 말을 괜히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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