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goo.gl/maps/1kRoBDSqzv1svGPE9
보령 여행 중에 대천해수욕장을 빼놓을 수 없고, 대천해수욕장의 수많은 조개구이집과 카페 사이에서 발견한 고개 갸웃할 이름의 카페, 두발카페. 구글맵에 검색하니 원래 이름은 '두발카페&욕장과자점'이다. 좀 더 해괴해졌다.
두발카페는 보령머드고구마라떼라는 메뉴와 김낭시에가 유명하다고 해서 일부러 찾아간 곳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2층에 위치한 노랑노랑한 카페다. 요즘 인스타 카페 같은 화려하고 예쁜 카페는 아니고 바닷가에 가면 하나씩 있을 법한 동네 카페 같은 느낌의 정겨운 느낌이다. 우리는 운 좋게 해 질 무렵 방문해 창가 자리에 앉아 대천해수욕장 일몰도 볼 수 있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한다. 반달씨는 아메리카노, 나는 보령머드고구마라떼. 그리고 김낭시에 하나.
추운 날씨였는데... 보령머드고구마라떼는 아이스 메뉴였다. 잠깐 흠칫했지만 한 입 마셔보고는 바로 눈똥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건 어디에서도 먹어본 적 없는 맛이었다. 고구마라떼는 흔한 카페 메뉴인데 우리가 상상하는, 우리가 아는 맛 그 맛이 아니었다. 진한 고구마시럽 같은 게 쨍한 맛을 내는데 훌륭한 커피맛도 함께 어우러져 한 입 먹었는데 바로 한 잔을 더 마시고 싶은 느낌이 들었다. 작은 잔에 나오는 커피 한 잔이 아주 소중하게 느껴져 한 모금씩 아껴가며 마셨다.
김낭시에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대천김이 들어간 휘낭시에다. 이것도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두발카페의 특색있는 메뉴이다. 우리가 받은 김낭시에는 차가웠지만 고소한 버터맛에 김의 감칠맛이 섞여 맛있었다. 조금씩 맛을 본 우리는 바로 '하나 더'에 합의했고, 새로 주문해서 받은 김낭시에는 따뜻했다. 이건 또 무엇. 따뜻한 건 따뜻한 대로 또 맛있었다. 아니 열 배쯤 더 맛있었다. 처음부터 따뜻한 걸 받았으면 1인 1개씩 더 먹을 뻔했다.
창가 자리에 앉아서 천천히 바다 너머의 노을도 감상하고, 책도 읽고, 저녁 메뉴도 고민했다. 내일 다시 와서 한 번 더 먹고 집에 가리라 다짐도 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한 탓에 여길 다시 못 가고 온 게 어찌나 아쉬운지... 김낭시에도 포장해 왔어야 했는데... 집에 와서도 그 고구마라떼가 뜬금없이 생각나곤 해서 어느 날 밤은 고구마시럽을 폭풍 검색하기도 했다. 대천해수욕장은 크게 기억에 남지 않고, 오로지 고구마라떼만 생각이 나는 이상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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