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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OOKS

[65/1000] 설희9 >> 20대의 사랑

by 신난생강 2022.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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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희9 강경옥

 

설희라는 캐릭터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꿈꿔온 판타지 그 자체 아닐까. 예쁘고 어린 몸 그대로 영생을 사는... 오래 살다보니 세월 속에서 얻어지는 통찰과 부를 통해 공고해지는 개성과 자신감이 있고, 가진 능력으로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설정. 어찌보면 클리셰지만 그만큼 사람들이 동경하는 삶. 아직 영생에 대한 반전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여태껏 끌어온 이야기는 여유와 자유만이 내 관심사였다.  

 

전생의 꿈을 이어가며 꾸던 세이는 어느새 설희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고백을 한다. 전생 같은 건 상관없고 지금의 너와 내가 좋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세이를 일단 받아준 설희. 

 

세라에게 이별을 고했던 아라시를 찾아온 리카. 대놓고 "아라시 좋아해, 죽을만큼 좋아해"를 온 몸과 마음을 다해 말하는 리카를 보면서 세라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아라시를 좋아하는 나의 마음은 무엇일까. 상처받기 두려워 온전히 드러내지 못했던 그 마음도 사랑일까. 

 

20대의 고민과 20대 특유의 발랄함과 무모함, 그리고 친화력. 

거기에 반하는 영생의 무게. 

 

지금 내 나이에 읽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보는 것이고... 나의 20대를 뒤돌아보게 만드는 버튼을 자꾸 눌러보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사랑에 무슨 나이가 있나 싶다가도, 이런 걸 보고나면 그렇지, 그 때만 할 수 있는 사랑이 있는거지 싶은거다. 20대에 했던 무모한 사랑들이 쌓이고 쌓여야 어느덧 다음 단계로 온전히 넘어갈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런 거 충분히 푹 빠져서 못해본 사람들이 나이 들어 뒤늦게 20대 감성 사랑 타령을 하면 그건 좀 추하잖아. 20대엔, 너의 마음 때문에 고민하고 아파하고 찌질했지만 뒤돌아서서 몇 번 하하하 떠들고 나면 툭툭 털어버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 푹 빠져버릴 수 있는 발랄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충분히, 의심없이 사랑하고 사랑받는 경험이 일생에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지... 그런 경험의 부재에서 오는 치졸한 마음이 쌓여서 불안하고 불행한 사회가 되는 거 아닐까. 그런 생각들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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