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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스터디윗미를 만들며 갈수록 태산

by 신난생강 202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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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윗미 영상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는 미적거리지 않고 바로 계정을 만들었다.
올해 초 이미 계정을 하나 만들어봤기 때문에 서브 계정을 하나 더 만드는 건 어려울 게 전혀 없었다.
세계여행을 계획하면서 여행을 기록할 계정을 하나 만들었는데, 현재 연습용 영상 하나만 덩그러니 올라간 채 답보 상태에 있다. 구독자 2명. 원래 나 혼자 구독자였는데 얼마 전에 반달씨가 우연히 만난 예전 거래처 직원 분이 반달씨가 퇴사하고 세계여행을 가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하자 유튜브 하는 거면 계정을 알려달라고 해서 구독자가 한 명 더 늘었다.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상황이 있기 전에 신사임당님의 영상을 보면서 이왕 하는 거 돈 되는 유튜브를 만들자, 빠니보틀, 곽튜브를 목표로 열심히 해보자는 말도 안 되는 야망을 불태웠는데 영상을 단 하나 만들고 불씨는 사그라들었다.
유튜브를 하겠다고 시작하고 나니 잘하고 싶었다. 여행 유튜브를 많이 찾아보면서 각 채널의 매력포인트를 찾아보기도 했고,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영상을 특히 더 좋아했는지도 살펴봤다. 사실 사람들의 ‘좋아요’ 포인트를 나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어쨌든 당장 멋진 영상을 구현시킬 수는 없겠지만 무엇이 좋은 것인지, 어떤 영상을 만들고 싶은지 염두에 두고 조금씩 나아지는 걸 목표로 삼기로 했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그런데 반달씨는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영상을 원했고, 나는 유튜브 트렌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아름답고 정돈된 영상을 원했다.  
함께 만드는 채널인데 두 사람의 결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다가 결국 나는 내 채널을 따로 만들겠다고 선언해 버렸다.

혼자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다시 고민을 시작했다.
그동안 어떤 여행 콘텐츠를 만들까, 우리는 어떤 캐릭터여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하다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무엇을 주제로 해야 할까.
유명한 유튜버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꾸준히 할 수 있고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딱히 좋아하거나 잘해서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만한 게 없었다. 내가 이토록 보잘것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현실 인식뿐.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스터디윗미 영상을 보게 됐는데 ‘어, 이거라면 할 수 있겠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 공동체 생활을 하게 되면 내 시간을 확보하는 게 아주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는데 공부를 위한 한 시간은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하던 때여서 그걸로 내 영상을 만들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장소에서 공부하는 영상을 찍는 것, 나름 나의 정체성이 만들어졌다.

다른 스터디윗미 계정들을 틀어놓고 공부를 해보았다. 좋은 음악이 나오는 거라면 플리 유튜브가 많은데 사람들은 왜 굳이 스터디윗미 계정을 트는 걸까 연구가 필요했다. 어떤 계정은 듣기 좋은 음악을 깔았고, 어떤 계정은 5시간씩 원테이크로 공부 영상을 찍었고, 어떤 계정은 카공을 주력으로 하고, 불타는 장작소리를 배경음으로 한 영상이 많았고, 뽀모도로 시계로 공부시간과 휴식시간을 나눈 영상도 꽤 있고, 엄청난 영상미로 스터디윗미를 하는 해외계정도 있었다. 직접 해보니 스터디윗미는 일단 타이머 역할이다. 그리고 집중력에 도움이 됐다. 스터디 영상을 트는 것이 그냥 음악플리 영상보다 딴짓을 할 확률이 낮았다. 희한하게 공부하기로 한 시간 동안 함께 공부하게 되더라고. 그리고 옆에서 같이 공부하는 것 같아 왠지 모를 동지애가 생기기도 했다.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좋은 점이 있는 거니까 도전을 해보자.
그런데 직접 해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처음엔 쉽게 생각했다. 카메라를 켜고 한 시간 공부하는 영상을 찍는다. 컷편집도 필요 없고, 얼굴도 나오지 않아도 되고, 적당히 듣기 좋은 음악을 깔거나 아예 조용한 곳에서 찍으면 되겠거니 하고 쉽게 생각했다. 집에서 찍어 보았더니 아주 엉망이었다. 책상 위에 물건이 너무 많아 지저분해 보였다. 책상을 치웠다. 집안 소음을 넣은 영상도 찍었다. 지금 생각해도 도대체 세탁기 소리가 나는 영상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어이가 없다.
카페에 가서 찍었다. 주변 말소리가 생각보다 크고, 카페 배경음악이 있어 음악을 구해서 깔아야 했다. 이제 시작했는데 음원을 구독하는 건 너무 앞서간 걸까? 그것도 좋은 투자일까? 고민을 하다가 일단 블로에서 받을 수 있는 음원으로 이번 영상을 만들었다. 쉽지 않았다. 한 시간의 음악을 넣으려면 음원은 구독해야 할 것 같다.
찍어놓고 쓰지 못하는 영상까지 몇 개가 쌓이니 핸드폰도, 아이패드도 저장공간이 부족하다.
1시간 배경음악이 들어가니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데 한참이 걸린다. 인터넷 사정이 한국보다 나쁠 수 있는 해외에서 이 콘셉트가 지속 가능할까?  
갖고 싶은 카메라가 있어서 구경을 갔는데 생각보다 카메라가 크고 무거워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미련 없이 돌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영상을 보니 나도 카메라로 찍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요즘은 여행유튜브를 보다가 드론도 검색해보고 있다.
갈수록 태산이다.

어쨌든 오늘부로 내 영상이 2개가 생겼다.
조회수의 대부분은 내가 본 거지만 영상이 2개가 생겼고, 구독자도 2명이다. 한 분은 누구일까.
유튜버들이 왜 유튜브를 꼭 만들어보라고 하는지 해 보니 알 것 같다. 새로운 것을 도전해 보는 것도 좋고, 알아가는 것도 즐겁다. 그리고 쉽지 않다.
여행 계정은 숙제 같은 고구마 계정인데 스터디윗미 계정은 그래도 즐거워서 계속할 수 있을 것 같다.  
      

https://youtu.be/mGUYDgIN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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