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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그거 얼만가요?

[언양 맛집] 청국장과 나또가 맛있는, 가정식당

by 신난생강 2022.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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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으로 들어가는 입구, 울주도서관 근처, 현재 짓고 있는 아파트 e편한세상 맞은편에 보면 허름해 보이는 알록달록한 단층 건물 가정식당이 있다. 점심시간, 저녁시간에는 그 앞으로 주차된 차가 꽤 많을 텐데 처음엔 우리도 저기 뭔데 차가 저렇게 많은가 하는 호기심에 가보게 되었다. 언양에 산 지 벌써 5년이 넘었는데 2-3년 차쯤 되었을 때 처음 가 본 것 같다. 언양에 맛집이 많지만, 의외로 가정식 하는 집이 없어 찾다가 발견했는데, 일본인 사장님이 내어주시는 한식 반찬이 묘하게 일본 음식 느낌이 살짝 들어가 꽤 마음에 들었다. 한식 반찬에 흔한 반찬이지만 특별한 맛을 내는 식당들을 찾아내는 게 나름의 내 맛집 기준인데, 그중에 한 가지 척도가 가지 반찬이다. 가정식당도 첫 방문에 아까 말한 분명 한식인데 어딘가 묘한 일본 느낌 나는 가지 반찬을 만나서 사랑에 빠져 한동안 열심히 가정식당 밥을 먹었다. 

그런데 오히려 가정식당 근처로 이사를 오고 난 이후 더 발길이 뜸해졌다. 이유를 생각해보니 어느 순간부터 저녁 식사 시간이 짧아진 것 같다. 한창 빨리 문을 닫을 땐 7시가 되기 전에 가게 문을 닫으셨다. 몇 번 반복되고 나니 안 가게 된 듯. 이 식당의 주력은 점심식사인 것 같다.  

 

 

가장 대표 메뉴는 청국장이다. 청국장을 시키면 나또가 올라간 야채비빔밥이 함께 나온다. 위의 메뉴는 청국장 전골을 제외하고 다 먹어본 것 같은데, 사장님이 그냥 청국장 먹으라고 하셔서 청국장 전골만 못 먹어보았다. 저 중에 나는 청국장과 김치찌개를 주로 먹고, 반달씨는 뚝배기 불고기를 시킨다. 언젠가부터 주메뉴가 1,000원 가격 인상이 되었다. 눈치 보지 않고 혼밥 할 수 있고, 혼밥 해도 반찬을 넉넉하게 주셔서 좋았다.  

 

 

사장님이 직접 만드는 나또와 청국장이다. 나또야채비빔밥과 청국장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반면 두 가지 모두를 즐기려면 밥을 엄청 많이 먹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밥을 반공기만 비비려면 고추장을 미리 덜어내야 하는데, 이걸 올 때마다 까먹는단 말이지.... 그럼 밥 두 공기로 가야 한다. 청국장은 짜지 않은 순한맛이고 콩이 아주 듬뿍 들어 있고, 1인 1청국장으로 나오는 것도 좋다. 청국장 특유의 냄새도 심하지 않아 초보자들에게도 추천할 맛.

이번에 엄마 모시고 갔는데, 청국장이 아주 맛있다고 하셨다. 코로나 겪으시고 입맛 없다던 엄마도 한 그릇 싹 비우심.  

 

사실 최근 몇 번 간 가정식당에 반찬이 좀 변화가 있었다. 예전보다 장아찌 종류가 많아지고(그런데 저 된장깻잎 너무 맛있어서 불평의 가치가 없는 것 아니냐.....), 메뉴의 특색이 없어진 것이 아주 아쉬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게 되는 건 이 청국장 때문이다. 콩과 두부가 듬뿍 들어간 식물성 단백질이면서 발효식품이잖아. 외식생활자이기 때문에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는 거 아주 중요하고, 흔한 정식집 식사도 가격이 이만큼 하니까 '청국장' 하나만 보고 와도 충분히 매력이 있는 거다.   

 

 

엄마는 청국장의 매력에 빠져 기어코 나또를 대량구입 하셨고, 서비스까지 한 개 받으심. 이건 지난번에 나도 산 적이 있었는데 1인 가구가 먹기에 한 통에 든 양이 많아서 한번 해동했을 때 다 먹지 못해 이 포장이 불편했다. 그래서 엄마가 사려고 할 때 살짝 반대했는데, 엄마는 된장찌개를 끓여서 먹기 전에 나또 한 스푼을 휙휙 풀어서 드신다고 한다. 유산균을 죽이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신념. 팔팔 끓이면 안 된다고 하심. 

나는 나또를 좋아해서 평소에도 냉장고에 나또를 채워 놓는데, 최근에 발견한 방법은 나또를 많이 휘저은 뒤, 뜨거운 밥에 버터, 쪽파 아주 듬뿍, 간장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그 조합도 맛있다. 엄마한테 알려드렸더니 "버터........" 하고 뒷 말을 흐리셨는데, 담에 오시면 맛 보여 드리겠습니다. 좋은 버터도 하나 놔드려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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